농사경력 65년,
흙속에서 감자처럼 굵어진 농심
박무열 충북 괴산 감물흙사랑공동체 생산자
올해 일흔네 살인 박무열 생산자. 농사 경력이 65년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아홉 살 때부터 감자 농사를 지었다.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농사짓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생명농업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제초제를 뿌리면 일시적으로 잡초가 잡히지만 이내 힘이 더욱 센 잡초가 돋아나곤 했다. 더 수확하겠다고 살충제를 치다 보면 매년 더욱 강한 약을 뿌려야 한다는 것도 저절로 깨달았다. 가능하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농사를 짓던 중, 2000년 초반 한살림을 알게 되었다. 마음 속에 그런 생각들이 자라고 있었기에 한살림이 정한대로 유기농 농사짓는 일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지금 농사짓는 것처럼 여든 살까지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햇볕이 가장 뜨거운 정오 무렵 그는 아이같이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감자를 캔다. 흙에서 막 캐낸 감자가 꽃보다 아름답다. 먹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굶주림을 면하게 해준 고마운 감자. 한 평생 묵묵히 땀 흘리며 흙을 일궈온 그의 몸도,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도 아름답다.
글 문재형 편집부·사진 류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