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이 지켜낸 제주 전통 바다의 맛, 제주전통어간장
문순천 해어림 생산자
글 손희 ·사진 정미희 편집부
장맛은 음식 맛의 기본이자 중심이다. 집에서 장을 직접 담그는 일이 드문 요즘도 쓰던 장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제주전통어간장은 2007년부터 한살림 조합원 식탁에서 찌개, 나물무침, 국 등 다양한 요리에 깊고 깔끔한 맛을 내주는 맛지킴이 역할을 해왔다.
문순천 생산자는 청년 시절 원양어선을 타고 동남아시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해산물 요리와 생선소스를 접했다.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 먹었던 어간장이 떠오르더군요. 내가 어간장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겠다. 제주 식문화의 한 축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주로 돌아온 그는 어릴 적 먹던 할머니의 장맛을 떠올리며 제주전통어간장의 역사를 회복시키겠다는 열정으로 온갖 시행착오를 기꺼이 겪어냈다. 그 뚝심으로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공전에도 빠져있던 어간장의 품질규격을 마련하고, 2004년에는 정식으로 상표를 등록했다. 해어림 어간장이 한국 어간장의 표준이 된 셈이다.
그가 어간장을 만들며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재료 준비다. 그 중에서도 소금을 꼽는다. “어간장은 생선 못지않게 소금이 좋아야 합니다. 소금값은 아끼지 않아요.” 신안에서 온 천일염을 3년 동안 더 묵혀 간수를 빼고 소금에 남은 나쁜 성분과 쓴 맛을 없앤 뒤 사용한다. 생선은 5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제주 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고도리(고등어의 새끼)와 전갱이를 사용한다. 소금과 생선의 상태를 보고 손에 익은 감각으로 황금비율을 맞춰 절인 뒤 1년 6개월 동안 1차 숙성을 시킨다. 시간이 흘러 맑은 액과 가시만 남은 생선을 걸러 제주산 무말랭이, 완도 다시마, 향긋한 토종 밀감인 제주 하귤을 더한 뒤 2차 발효를 시킨다. 다시 1년 6개월의 시간이 더해져 담백한 맛이 일품인 감칠맛 나는 어간장이 완성된다. “장이란 모름지기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그 땅에서 담가야 제 맛이 나지요.” 그는 농사짓는 마음으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으며 욕심부리지 않고 어간장의 맛을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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