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찬모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
일찍 찾아온 여름, 쇠뿔도 녹일 듯한 뜨거운 땡볕 아래서도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꿈꾸며 2천 세대 한살림 생산자회원들은 농업살림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리고 생산자의 노력을 알아주고 기쁜 마음으로 책임소비를 해주시는 36만 세대 한살림 소비자조합원들이 계셔서 우리 한살림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우리 농촌의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며 수확량은 감소하고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고령화로 생산자들이 친환경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농촌에는 농사일을 할 사람이 없어 더욱 어렵습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슬기롭게 풀어가야 하겠습니다.
먼저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서 생산부문에서는 경험과 지혜를 나눠야 하겠습니다. 유기농사 기술이 앞선 생산자와 공동체가 발 벗고 나서 농사 기술을 나누고 함께 연구하여 안정된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애쓰겠습니다. 청년생산자들이 지역 현실에 맞는 농사 기술을 배우고 선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살림의 생산출하기준은 그동안 생산자들 스스로 도전정신을 가지고 앞장서 높여왔는데, 이상기후로 그 기준에 맞춰 안정된 수확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작물에 따라 현실적인 기준으로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조합원과 생산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고령화로 활력을 잃은 지금의 농촌은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하지만, 농부 대부분이 고령자인 생산지에서는 젊은 피를 수혈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습니다. 귀농인을 한살림 생산자로 받아드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겠습니다. 하지만 도시인을 농촌에 정착시키고 한살림 생산자로 만들려면 생산공동체에서 농사기술도 가르치고, 상대적으로 재배하기 쉬운 한살림 물품을 배정해주고, 농사일이 몸에 익숙할 때까지 뒷받침을 해주어야 합니다. 생산공동체가 애를 쓰지만, 농지를 마련하는 일은 생산자들만의 노력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조합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주셨으면 합니다.
7월 19일~20일, 부안 상록해수욕장 솔밭에 생산자회원과 소비자조합원들이 함께 모이는 한살림 생산자대회를 여는데, 대회 슬로건을 ‘다시 새롭게! 함께하는 농업살림!’이라 정했습니다. 몇몇 한살림 회원조직에서 농지트러스트운동이나 귀농교육 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위해 우리 생산자들도 더욱 애쓰겠습니다. 모든 한살림 회원조직에서도 지속가능한 한살림 농업을 위해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소비자조합원들이 있기기에, 우리 2천 세대 한살림 생산자회원들은 아무리 농사일에 힘들어도 힘들게 느끼지 않고 행복하게 생명을 가꾸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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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김찬모 님은, 경남 고성 공룡나라공동체에서 참다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2013년 1월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으로 선임되어, 생산자와 조합원의 행복한 소통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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