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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나물이야기 2011년 7월 / 명아주

7월의 나물이야기,
도라지밭에서는 잡초지만 밥상에선 맛깔스런 찬이 되는
명아주

 

*세밀화/박혜영 한살림연합 홍보기획팀

 
한여름과 같은 날씨에 도라지가 밭에서 부쩍 자랐습니다. 파릇파릇 올라온 도라지순이 정말 귀엽습니다. 하지만 덤으로 잡초도 같이 올라왔어요. 도라지밭인지, 잡초숲인지 헷갈릴정도여요. 우리 강아지가 숨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거든요. 그래서 온 가족이 달려들어 모두가 풀을 뽑기 시작했어요. 정말 뽑고, 또 뽑아도 끝이 안 보입니다. 제 남동생은 트랙터로 밀자는 제안까지 했어요. 하지만 그러면 잡초뿐만 아니라 도라지까지 망가지게 되지요. 동생들이 학교가고 혼자 풀을 뽑을 때는 강아지가 친구가 되어주었어요. 혼자 있으면 늘 보던 것들도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요. 수많은 잡초 중에서 유독 눈에 띄게 큰 것이 명아주입니다. 튼튼해서 옛날에는 명아주로 지팡이를 만들었다고도 해요. 본초강목에는 ‘명아주지팡이를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고 씌어 있다고도 합니다. 다 자란 모습을 보고 싶지만 일단 도라지를 살려야하기 때문에 지금은 잡초가 되어 뽑히는 중입니다. 버리기는 아까워 뽑은 명아주를 집에 들고 왔습니다. 부드러운 순들만 골라서 살짝 데친 뒤에 나물로 무치면 아주 좋은 반찬이 되거든요. 고추장, 참기름, 마늘을 넣고 무쳐서 상에 올렸는데 아버지는 바빠서 나가시고, 어머니도 먼저 먹고 나가시고, 여동생은 안 먹고, 남동생과 저만 먹습니다. 남동생은 매콤한 것이 맛있다네요. 명아주나물은 고추장보다는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명아주는 콜레스테롤을 내리고, 생잎은 해독작용도 있다네요. 다이어트에도 좋고요. 명아주는 나물로 무치고, 된장국도 끓이고, 밥을 지을 때도 넣을 수 있으니, 맛있게 드시고 건강해지세요.

글/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글쓴이는 18살이지만,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나물이야기는 제철나물이나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식물들에 대해 소박한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