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결혼과 출산은 내 인생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나에게 곧잘 말하곤 한다. “결혼해서 전투력 50%가 down(감퇴?)됐고, 아이 낳고 나머지 50%도 down됐다”라고... 어찌 보면 ‘왜 그렇게 물렁하게 변했냐’는 타박처럼 들리기도 하겠지만 늘 누군가를 벨 듯이 날을 세우고, 또 늘 찌를 듯이 뾰족하고 예민하고 치열하게 직장생활 하던 나였기에 보이는 주위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출산 이후, 내 안의 그리웠던 또 다른 나를 찾은 듯한 기분이었다.
직장을 과감하게 그만두고 관심분야와 시야가 넓어지는 한편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고, 지인이 권해 준 <황금빛 똥을 누는 아이>라는 책을 접하면서 그 동안 무심했던 먹거리, 건강 그리고 나아가 환경 등을 고민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한살림 조합원이 되었다.
그 때 처음으로 한살림에서 접했던 물품은 바로 딸기!!!
세상에 어쩜 딸기가 이렇게 아삭할 정도로 단단할 수 있지? 어쩜 딸기가 이렇게 속이 야물 수 있지? 어쩜 딸기향이 이렇게 강렬할 수 있지? 어쩜 딸기가 이렇게 달콤할 수 있지? 어쩜 딸기씨(딸기씨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딸기에 박혀있는 깨알들...^^)가 이렇게 싱싱할 수 있지? 신랑과 마주 앉아 한살림 딸기를 한 알 한 알 입에 넣으며 신기해하고 감탄하고 감동받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그 이후로 우리는 친정에 갈 때도, 언니네 갈 때도, 동생네 갈 때도, 누군가를 초대했을 때도 꼭 딸기를 선물하며 한살림 딸기라고 자랑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딸기를 맛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꼭 내가 딸기 농사를 지어 대접하는 것처럼 뿌듯해 하고 자랑스러워했다. 그 덕분에 엄마, 언니, 동생, 친구들이 한살림 조합원이 되어 밥상살림, 하늘살림, 물살림, 땅살림 등 모든 살림에 지금껏 한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물론, 모든 생명체들이 피고 지는 때가 있듯이 한살림 딸기도 공급 끝물이 돼 가면 그 맛과 향과 아삭함이 첫물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마다 딸기가 처음 나올 때마다 그 감동스러운 딸기 맛을 보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우리 생산자님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수고를 하셨을까...하는 생각에 절로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한살림 물품 중에서 고맙지 아니한 물품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한살림 딸기는 내가 새내기조합원 일 때 “한살림=딸기”라고 까지 생각할 정도로 나에게 한살림에 대한 믿음과 자랑스러움, 감사함을 한방에 느끼게 해 주었던 뜻 깊고 소중한 선물이다.
“생산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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