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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자연에서 온 귀한 것

건강을 물어다 주는 비타민 열매, 한살림 참다래

 

 

건강을 물어다 주는 비타민 열매, 한살림 참다래

 

글·사진 손희 편집부


까슬까슬한 털옷 속에 든 녹색 알맹이, 참다래다. 참다래와 키위는 모두 고향이 중국 양쯔강유역이다. 다래는 뉴질랜드로 넘어가 크게 상품화 되었고, ‘키위’라는 단어가 세상에 널리 퍼졌다. 뉴질랜드의 키위와 우리나라 참다래는 모두 헤이워드 품종이라 사실 겉도 속도 다를 바가 없다.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알맹이를 떠먹으면 진한 단맛과 향이 혀끝에 전해진다.

참다래 생산지로는 물 빠짐이 좋고 양지바르며, 서리 피해가 적은 남쪽 바닷가가 적당하다. 경남 고성에 있는 ‘공룡나라공동체’를 찾았다. 고성은 일교차가 커 이곳에 서 키운 참다래는 속이 꽉 차 쉽게 물러지지 않는다. 110,743㎡(약 3만3,500평) 과수원에서 13가구 공동체 회원들이 재배한 참다래를 해마다 80~100톤씩 한살림에 내고 있다.

 

참다래생산자부부

유향태·이금순 생산자 부부

 

직접 만든 천연농약으로 가꾼 16브릭스 초록열매

참다래는 묘목을 일단 4년 동안 키운 뒤 포도처럼 쇠기둥과 지지대를 설치해 넝쿨이 잘 뻗어가도록 한다. 여름이 되면 잎과 가지가 보통 무성해지는 것이 아니라서 수시로 그것들을 쳐준다. 6, 7월에 흰 꽃이 피면 수꽃가루를 채취해 암나무에 수정을 시킨다. 참다래 꽃은 본래 자연수정이 잘 되지 않고 인공수정을 시키지 않으면 열매가 잘 영글지 않아 일일이 정성들여 사람 손으로 수정을 시킨다. 일손이 많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데 한살림 조합원과 실무자들이 종종 일손을 도우러 농장을 찾기도 한다. “두 손 가득 다래를 실어 돌려보내도 부족한 마음이지요.” 20년간 다래를 키우고 있는 유향태 생산자의 마음이다. 은행잎 같은 식물 등으로 직접 만든 천연농약을 12~15회 뿌려 병충해를 막는데 이는 영양제 역할도 한다.

 

참다래선별작업

선별기를 통해 비슷한 중량의 참다래가 골라진다. 사람 손을 거쳐 무른 것을 골라내면 비로소 선별작업이 마무리된다

출하 일주일 전 크기와 모양이 적당한 다래를 상자에 담는다

 

시간이 지나 열매가 맺히고 당도가 오르는 11월이 되면 참다래 수확이 시작된다. 출하 일주일 전에 저온창고에서 참다래를 꺼내어 선별작업을 하고 소포장을 한다. 겨울에는 잎이 떨어진 가지를 다듬고 결속(가지를 띠로 고정하는 작업)하고 농사 부산물과 불가사리로 직접 만든 퇴비를 나무 둘레에 넉넉히 덮는다. 1~2월이 바로 이 작업이 한창인 즈음이다. 알차게 여문 참다래는 저온저장 해 놓고 12월 초에서 다음 해 6, 7월까지 출하한다. 참다래를 구입한 뒤에는 상온에서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말랑해진 뒤 먹으면 된다. 빨리 숙성시키고 싶을 때는 봉지에 사과를 함께 넣어두면 좋다. 사과에서 나오는 천연 에틸렌가스가 다래를 빨리 숙성시킨다. 껍질을 깎기 전에 참다래를 물에 한번 헹구면 털날림이 없고 깔끔하다. 후숙한 것을 오래 보관하고 싶을 때는 껍질을 다 깎아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하면 일 주일 넘게 보관할 수 있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주스나 소스, 잼 재료로 두고두고 활용할 수도 있다.

 

신나는 농부가 건강하게 키워낸 참다래 한 알

녹색과일은 비타민이 풍부하고(비타민C는 오렌지의 2배, 비타민E는 사과의 6배에 달한다) 엽산과 칼륨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지만 혈관질환이 있는 이와 임산부에게 참다래는 특히 좋은 과일이다. 한살림에서 공급하는 참다래는 더욱 특별한 점이 있다. 손수 만든 ‘천연농약과 비료’와 ‘신명나게 일하는’ 농부 때문이다.

 

돼지와닭

참다래 농장 한켠에는 돼지와 닭이 함께 살고 있다. 물러진 다래와 쌀겨, 메줏물 등을 먹은 돼지의 똥은 다시 비료로 쓰인다

 

생산자부부를 비롯한 공룡나라공동체 회원들이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천연농약과 비료를 개발했다. 벌레나 세균을 막는 효과가 있고 작물에 유기질도 공급하는 은행잎, 마늘, 쑥 등의 식물을 액화하고 추출해 천연 농약을 만든다. 여름에 치는 천연농약이 곧 영양제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쌀겨와 메주물, 물러진 다래를 먹은 돼지 똥과 바다에서 건져온 불가사리, 톱밥을 섞어 발효시켜 퇴비를 만든다. 직접 농사자재를 만들어 쓰면서 생산비가 절감된 덕에 친환경자재들을 아낌없이 투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땅도 농산물도 그리고 농부들의 몸도 모두 건강해졌다. 유향태 생산자는 공룡나라공동체가 꾸려가는 삶과 한살림이 추구하는 가치가 잘 맞는다 싶어 2004년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농약 없이 농사 지어 건강하고, 한살림 덕에 조바심도 들지 않아 절로 신이 나죠. 신명나는 마음으로 키워낸 참다래라 뭔가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소비 해주시는 조합원 분들에게 이것들이 갈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이금순 생산자의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구매한 뒤 숙성될 때까지 일주일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부드러운 녹색속살. 생명의 활력과 매사에 감사하며 농사짓는 이들의 마음이 함께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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