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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감

한살림감 부드럽거나 혹은 단단하거나 한살림감 부드럽거나 혹은 단단하거나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감 드실래요?’라는 말은, ‘알겠다’는 대답보다 ‘어떤 감?’이냐는 질문을 듣게 만든다. 사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감이 달라서다. 누군가는 혹시 터질까봐 조심조심 먹었던 붉은빛의 부드러운 홍시가 생각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아삭아삭 씹히는 주홍빛의 단단한 단감이 그려질 것이다.예부터 먹어온 홍시일본에서 온 단감중국이 원산지인 감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사랑 받아왔다. 13세기 고려 때 한의서인 『향약구급방(鄕藥救急)』에 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오래전부터 먹어왔음을 알 수 있다.정확히 말하면, 조상들은 홍시를 먹어왔다. 예부터 길렀던 감은 수확하자마자 먹을 수 없는 떫은 감이었기 때문이다. 떫은맛을 없애기 위해 조상들은.. 더보기
소식지 516호 “철학공부요? 에이, 감농사만 30년 넘게 지었지요.”라상채 전남 담양 대숲공동체 생산자감 수확은 오후부터 시작되었다. 감에 물기가 있으면 보관할 때 상하기 쉽다. 바쁘더라도 햇볕에 새벽이슬이 완전히 마르기를 기다려야 한다. 계절의 나침반은 겨울을 가리켜 해는 짧아졌다. 감꼭지를 쉽게 자르도록 끝이 살짝 구부러진 가위가 부지런히 움직인다. 숙련된 농부가 오후 동안 따는 감이 400kg. 쉬어가는 참 시간은 말 그대로 꿀맛이다. “20대에는 촌놈, 30대에는 자연인, 40대에는 토종 농사꾼이라 했는데 50이 넘어서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저를 소개하게 되네요.” 쉼 없이 손을 놀리는 와중에 나온 말이지만 라상채 생산자는 본인의 삶에 대해 분명히 정의한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공자(孔子)의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