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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살림의 창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해야 한다

 

이윤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소장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고 있다. 최근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본산 식품, 특히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현재까지도 인근 지역 농작물의 세슘농도가 kg당 수백 qB/kg에서 수
만 베크렐까지 검출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후쿠시마 인근 지역 13개 현에서 생산되는 26개 품목의 농산물과 8개 현에서 생산되는 49개 수산물은 생산은 물론이고 유통이 금지되어 있다. 문제는 기타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주기적으로 일본산 수입 농수산물에 대해 방사능분석을 실시하고 있는데 주로 명태, 고등어, 다랑어, 대구 등에서 간혹 kg당 수 Bq/kg에서 많게는 수 십 Bq/kg까지 검출되고 있다. 이 정도의 농도는 허용기준 Bq/kg 이하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정부는 강변하고 있다. 심지어는 저농도 방사능오염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을 ‘괴담’으로 치부하면서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허용기준 이하라고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보건학적인 관점에서는 방사능 허
용기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다. 왜냐하면 농도가 낮으면 암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암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사능 허용기준치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관리기준이라는 말이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 기준치는 국가마다 혹은 기관마다 서로 다르고 또한 상황에 따라서도 변하고 있고, 의학적인 근거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허용기준치는 안전을 보장하는 기준이 아니라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는 것(방사능 제로)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오염된 식품 섭취로 인한 내부피폭의 문제다. 방사능에 오염
된 식품이 우리 몸 속에 들어오면 방사능 물질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핵분열을 일으키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게 된다. 방사능 물질에 따라 유효반감기(몸 안에 들어온 방사능물질이 체외로 배출되면서 농도가 50%로 줄어드는 기간)가 세슘은 약 70일, 주로 뼈에 축적되는 스트론튬(90)은 18년, 플루토늄은 무려 198년이나 된다.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게 되면 최소 수 십 일에서 길게는 거의 죽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식품에 의한 내부피폭을 심각한 문제로 보는 것이다. 반면,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는 것처럼 외부에 있는 방사선에 쪼이는 것을 외부피폭이라고 하는데 방사선을 쪼이는 순간만 문제가 되지 몸속에 방사능물질이 남아 있지는 않아 방사선 피폭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산 수산물만 문제되고 러시아산이나 국산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
한다. 그러나 회유성 어류는 일본산, 러시아산, 국산이냐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주로 어느 해역을 통과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예를 들어 고등어는 산란 온도가 15~20도 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남쪽, 여름철에는 북쪽(북해도)에서 생활한다. 또한 대구는 먼바다에서 생활하다가 산란기에 연안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회유성 어류의 경우는 일본산은 문제고 국산 혹은 러시아산은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산지와 관계없이 회유성 어류는 방사능에 오염된 해류를 통과할 때는 모두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대부분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염려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한살림처럼 주기적으로 방사능 오염 여부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더 더욱 안심할 수 있다. 반면, 일본산 농수산물은 방사능 물질 검출 빈도도 높고, 농도도 수 십 Bq/kg까지 검출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일본산 명태나 고등어, 대구와 같은 회유성 어류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고, 유아나 어린이, 임산부들은 더욱 더 주의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여자는 남성에 비해 방사능에 2배 정도 취약하고, 유아는 성인에 비해 20배 정도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살림은 방사성물질에 대한 엄격한 취급기준(영유아 4 Bq/kg, 청소년과 성인 8 Bq/kg)을 정해놓고 국가공인연구소에서 검사를 진행하며,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명태류 꽁치 외에는 수입 수산물은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산도 대부분 어획철에 잡아놓은 것을 냉동상태로 연중 공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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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이윤근 님은 한살림, 녹색병원 등이 뜻을 모아 설립한 시민방사능감시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참여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의 모금으로 정밀한 검사가 가능한 핵종분석기를 갖추고 방사성 물질 검사를 비롯해 시민 스스로 방사능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