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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에서 온 소식/살리는 이

오색오행의 재료가 빚어내는 생명의 기운 가득한 채소액

오색오행의 재료가 빚어내는

생명의 기운 가득한 채소액

 

전형광 하늘빛 생산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도시의 답답함을 털어내기 위해 명상, 마음수련 혹은 자연치유로 몸과 마음을 회복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도시 속 사람도, 마음 속 괴로움도 용량을 한껏 초과했기 때문이다. ‘하늘빛’ 전형광 대표 역시 IMF로 1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명상, 수련과 함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자연스레 몸의 근원을 이루는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본 다테이시 가즈 박사가 건강식으로 개발한 채소액을 우연히 매체에서 접한 뒤 집에서 손수 만들어 먹으며 오색오행의 재료가 빚어내는 조화에 마음이 끌렸다. 이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생활에 활기가 돌면서, 자신처럼 많은 이들이 건강과 꿈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고자 지금의 하늘빛을 만들었다. 2010년부터 인연이 닿은 한살림은 생산자를 종속관계가 아닌 생명운동의 동반자로 여기는 마음에 신뢰가 갔다.

유기채소액은 우엉, 무, 무청, 당근, 표고 다섯 가지 채소를물에 달여 충분히 우러나도록 한 뒤 맑은 액을 담아 멸균 포장한 액상차다. 특히 하늘빛 채소액은 우엉과 햇볕에 자연건조한 표고버섯을 제외하고 한살림 산지에서 난 유기재료들 만을 이용해 만든다. 전형광 대표는 하늘빛 생산자들 뿐 아니라 수많은 한살림 생산자들의 땀과 노고가 채소액에 배어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늘빛은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용수를 모두 계룡산에서 흘러내려오는 지하수를 이용한다. 5가지 채소와 물만 넣고 달이기 때문에 채소의 품질 못지 않게 물도 중요하다. 때문에 수질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저수조 내부에 UV등을 설치해 날마다 지하수를 살균하고 있어요. 매월 식품공전에서 제시하는 건조 필름 배지로 균을 검사해 자체 관리도 강화했고요. 지하수 맛이 좋아 저로서는 자부심이 커요.”

전형광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채소액을 생산하는 동안 수많은 조합원들로부터 편지와 전화, 그리고 만남을 통해 몸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변화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이런 소통은 전 대표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 되어주었다. 채소액에 들어가는 무청 특유의 향 때문에 채소액을 먹을 수 없는 여성이나 면역력 약한 아이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채소액을 만들어 달라는 조합원들의 요청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렇게 지난 3년간 공주대학교 식품공학과 류기형 교수와 연구를 지속한 결과 2015년 5월 아카시아꿀과 레몬즙, 감귤즙을 넣어 무청 향을 잡아낸 벌꿀채소액 개발에 성공했다.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험을 통해 기존 채소액만큼이나 환원력 좋고 프로페놀 함량이 높아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다는 결론을 얻었다. 산지에서 갓추출한 벌꿀채소액을 한 잔 건네 마셨더니, 꿀과 감귤, 레몬의 풍부한 향이 입 안에서 조화롭게 맴돈다. “벌꿀채소액은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맛있어요. 몸에 흡수도 더 잘 되죠. 채소액도 따뜻하게 데워 드시면 맛이 더 순해집니다.”

하늘빛은 전 직원이 건강하고 안전한 채소액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 식물과 험한 말을 들으며 자란 식물의 성장속도가 다르다는 실험결과가 있잖아요. 저는 우리가 만드는 채소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평소 감사한 마음, 긍정적인 마음으로 채소액을 만들면 건강한 재료에 좋은 기운까지 더해져 조합원들께 전달될 거라고 믿죠.”

‘홍익인간’이라는 말처럼 하늘빛이 만드는 채소액이 많은 이들의 생명기운을 돋우고 그것이 한 사람의 꿈을 키우는 거름이 되기 바란다는 전형광 대표. 한살림 생산자 뿐 아니라 스스로를 하늘빛 ‘꿈지기’로 소개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