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산지에서 온 소식/살리는 이

세상을 바꾸는 두부 한 모의 힘

세상을 바꾸는
두부 한 모의 힘

윤태수 한살림안성마춤식품 생산자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이 문을 열었다. 이름에 ‘한살림’이 붙지만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의 주체는 한살림 하나가 아니다.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이 위치한 안성시와 주변 6개 농협(고삼, 금광, 대덕, 미양, 삼죽일죽), 그리고 한살림까지 ‘생산-소비-행정’의 세 축으로 구성됐다. 한살림은 물론이고 생협 전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업구성이다.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의 윤태수 생산자는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이 한살림 생산지들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라 강조했다. “이제 한살림의 가공산지 중에서도 산지재배치를 통해 제2, 제3의 산지를 개발해야 하는 곳들이 늘어날텐데 지역농협과의 연대를 통해 설립된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이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공공성 측면에서도 의의가 적지 않구요.”

한살림안성마춤식품 설립을 계기로 한살림은 세상을 향한 또 하나의 도전 앞에 섰다. 안성지역 콩 생산자들은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이라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자연히 그 지역의 콩 재배 면적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콩을 비롯한 식량자급률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참으로 한살림다운 공공성 실현이다. 또한, 한살림안성마춤식품은 안성지역 하나로마트와 학교급식으로도 공급, 물품을 통한 말걸기도 꾸준히 할 계획이다.

한살림 두부는 맛과 영양, 가격과 의의까지 모두 잡았다는 극찬을 받는 물품이다. 2,000여 종에 달하는 한살림 물품 중에서도 공급량 1, 2위를 다투는 효자물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살림안성마춤식품에서 나오는 두부도 기존 산지인 푸른들영농조합 두부와 같을까?

한살림안성마춤식품 두부는 푸른들영농조합에서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지녔다. 한살림 두부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푸른들영농조합에서 두부 생산을 담당하였던 김필태 생산자가 생산 전반을 맡고 있어서 한살림 두부 특유의 맛과 품질을 완전히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한살림 두부의 장점인 생태순환농업은 어떨까. 푸른들영농조합의 경우 두부를 만들고 남은 콩깍지·콩비지는 아산지역 축산농가의 사료로 사용되고, 이를 먹고 자란 소의 분뇨는 농업퇴비로 쓰인다. 그리고 이 농업퇴비로 영양을 얻은 콩은 다시 두부로 재탄생한다. 버릴 것 하나 없이 돌고 도는 생태순환농업이라는 점에서는 한살림안성마춤식품도 동일하다. 그러나 범위는 조금 다르다. 한살림안성마춤식품에서 나온 콩 부산물은 한살림축산영농조합법인(이하 한축회)에서 사료로 이용할 계획이다. 지역의 범위를 넘어선, 한살림 차원에서의 생태순환농업이다. “계획 당시부터 한축회와 연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안성지역의 축산농가와 콩 재배농가로 이어지는 지역생태농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두부의 품질을 좌우하는 콩 생산농가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윤태수 생산자는 “11월 말부터 안성지역의 콩 생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잡혀있다”며 “한살림다운 농법과 생산철학, 그리고 가격결정구조 등이 교육내용에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두부의 품질, 생태순환농업의 가치에 이어 수급 생산자의 교육까지 기존 한살림 두부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설명이다.

밥상 위의 단골손님 두부. 꼼꼼히 따져볼수록 그 속 깊음에 반하게 되는 한살림 두부 한 모가 전국 가정의 식탁 위에 오를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