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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살림의 창

<살림의 창> 한중FTA 먹거리 재앙이 몰려온다

 

주제준 한중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위원

 

6월 28일 한중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은 한중FTA에 대해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한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회담 직후 7월 2일부터 부산에서 열린 한중FTA 6차 협상은 큰 폭의 진전이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2011년 5월 협상이 시작된 후 양국 모두 정권이 바뀌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중단상태에 놓여있던 한중FTA가 이로써 엄청난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에 대한 중국 측의 관세철폐를 얻어 내고, 중국은 한국에 대해 농수산물 시장개방을 요구하며 주고받기 식의 빅딜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중FTA에 대해 ‘거대시장 공략’이니 ‘동아시아시장허브 구축을 하여 슬럼프에 빠진 우리 경제를 도약시켜줄 좋은 기회’라느니 하며 한중FTA를 밀어붙일 태세다. 과연 한중FTA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일까?

 

농업엔 ‘재앙’

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GDP는 발효 후 5년에 .095~1.25%, 10년에 2.28~3.04%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하는 이러한 장밋빛 미래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은 이미 발효된 한EUFTA 사례에서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한EUFTA를 추진하면서 실질 GDP가 무려 7.61%나 추가상승할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FTA가 발효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EU 수출은 오히려 –1.4%, 수입은 역사상 최고치를 매년 갱신하고 있다. 수출증대 효과는커녕 오히려 수입만 늘린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GDP가 상승할 리 없다.
한중FTA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분야는 농업이라고 정부조차 인정하고 있다. 도시 대비 소득이 60%까지 떨어진 농촌 현실에다 한미FTA에 이어 한중FTA까지 더해져 관세가 폐지되면 가뜩이나 아슬아슬한 농민들은 생존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고추, 마늘, 무, 배추 등 양념 채소류에 대한 관세율은 300%, 인삼은 700%가 넘고 과수나 축산도 검역으로 수입이 되고 있지 않는 현실에도 중국산 저가 농산물이 넘쳐나고 있는데, 한중FTA를 통해 관세가 철폐되면 우리 농업의 붕괴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앞으로 15년 동안 피해규모는 약 29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한미FTA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지금도 식량자급률이 22%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식량위기 상황에서 최소한의 방어망을 해제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이다.


내수용 중소기업 파멸적 타결, 대기업엔 ‘새로운 기회’

정부의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FTA 체결 이후 중국으로부터의 저가 상품 수입이 급증해 노동집약적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섬유 의료 산업 같은 경공업들도 중국산 제품에 밀려 중소기업들의 고용 인력이 감소하고 국내 산업의 공동화가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러한 피해는 내수용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중소기업이 한국 전체 고용 중 88%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중FTA에 의해 대다수 노동자가 고용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반면, 전기 전자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대기업들은 이득이 예상되기 때문에 결국 대기업들을 위해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먹거리 재앙, 한중FTA

이 뿐 아니라 한중FTA는 심각한 먹거리 재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된다. 2000년 중국산 납꽃게 파동, 2005년 기생충알 김치, 2008년 중국산 멜라민 분유 파동, 여기에 최근 1급 발암물질 포르말린으로 말린 배추가 중국내에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민들을 경악시킨 점을 고려하면 한중FTA로 빗장이 풀릴 경우 먹거리 불안은 더욱 증폭 될 것이 분명하다.
농업 붕괴, 내수용 중소기업의 파멸적 타격 그리고 먹거리 재앙. 여기까지만 살펴보아도 한중FTA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0% 이상이 한중FTA를 반대하고 있다. 정부에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여 소리쳐 보자. 한중FTA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