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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나물이야기 2012년 11월 / 고들빼기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고들빼기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되었지만 요즘 날씨가 추웠다가 더웠다가 갈팡질팡 하지 않나요? 저도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당황스럽고 적응이 잘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버지깨서 기운이 없으십니다. 갑작스러운 날씨 탓인가?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께서 할머니의 고들빼기김치가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을철이라 입맛도 잃으신데다가 속도 많이 안좋다고 하시는 요즘, 위장과 소화기능을 높이는 고들빼기야 말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께 전화해 요리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제가 할머니께 먼저 전화를 드리고 통화를 한 것은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보통 아버지나 어머니께서 할머니와 먼저 통화하실 때 옆에 있다가 바꿔서 통화한 기억 밖에 없으니까요. 약간 긴장하며 통화했는데 할머니께서는 정말 반갑게 받아주셔서 좋았고 또 할머니의 노하우가 담긴 고들빼기김치의 요리법을 배우는 것이 참 즐거웠습니다. 고들빼기김치로 인하여 할머니와 소통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할머니의 요리법을 듣고 옆집 할머니네 포도밭에 가서 고들빼기를 캐왔습니다.
캐온 고들빼기를 삼일 동안 물에 담가 쓴맛을 뺐습니다. 처음에 하루 정도만 빼고 얼마나 쓴지 먹어 봤다가 다음날 새벽부터 배가 아파 화장실을 들락날락 했습니다. 위장이 놀란 것이지요.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담가 두면 잎이 무르게 돼서 먹을 수 없게 됩니다. 물을 갈아주면서 사흘 동안 쓴맛을 빼내고 액젓, 고춧가루, 마늘, 생강, 쌀풀, 쪽파를 넣고 버무렸는데 쓴맛이 강해 홍시를 넣었습니다. 쓴맛이 좀 덜 빠졌지만 아버지께서 맛이 괜찮다고 맛있게 드셔서 뿌듯하고 즐거웠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맘 때 직접 담근 고들빼기김치로 부모님께 식사 한 끼 대접해보세요.


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