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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나물이야기 2012년 9월 / 왕고들빼기


이름처럼 커다란 크기에, 여러 효능을 갖고 있는 왕고들빼기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지난달엔 역사에 기록할만한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체온보다 높은 온도 아니, ‘가마솥 같은 불볕더위’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네요. 그리고 역대올림픽 출전사상 최고라는 금메달 13개에, 열광의 도가니였던 올림픽축구 대표 팀의 준결승전! “아~ 대한민국”이 아직도 메아리치는 듯합니다.

  올림픽이 끝났지만 여전히 기후는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네요. 열대야! 폭염! 국지성 호우!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라야 하는 식물들은 별탈이 없나 모르겠네요. 봄부터 초가을까지 식용할 수 있고 생명력이 강한 왕고들빼기는 잘 자라고 있을까요?

  논둑이나 밭둑, 길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고들빼기는 “왕”자가 붙을만하지요. 고들빼기는 기껏 자라야 40cm인데 왕고들빼기는 1~2m까지 자라니까요. 왕고들빼기는 제가 어릴적에 “수애뚱”이라고 칭하고 토끼 밥으로 주었지 사람들이 먹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쓴맛이 몸에 이롭다는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이 먹기 시작하더라고요.

  왕고들빼기의 순을 자르면 진한 흰색의 유즙이 나온답니다. 곁순을 송송 썰어서 초고추장 무침을 하면 쌉싸름한 것이 먹을 만하더라고요. 삼겹살 한 점에 상추랑 곁들여 먹으면 누린내도 없애주고 입맛도 돋워준답니다.

  왕고들빼기는 해열, 염증, 종기, 부스럼을 낫게 하는 효능도 있습니다. 생즙을 내 먹거나 혹은 달여 먹기도 하고 민간요법으로 종기에 짓찧어서 환부에 바르기도 한답니다. 올 가을엔 키가 크면서 담황색 꽃을 피우는 왕고들빼기를 눈여겨보세요.



글을 쓴 김주혜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