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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나물이야기 2013년 6월 / 머위

쌉싸래한 맛이 매력적인 머위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올 봄 유난히 심했던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특히, 과실나무들이 염려되는데요. 꽃이 만발할 시기에 날이 추워 제대로 꽃이 피지 못해 열매가 잘 맺힐지 모르겠네요. 강원도 산간 지역 같으면 늦은 봄에 눈발이 날리고 잔설이 있는 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제가 사는 충청권에서 눈을 보는 일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그렇기에 봄꽃들의 향연이 한창이었던 4월 중순께 충북 영동 지장산에서 만난 폭설은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지요. 추위뿐 아니라 일교차도 심하고 일조량도 고르지 못해 한창 뿌리내릴 때 고생했을 여러 밭작물들도 잘 자라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더위는 어김없이 찾아와 여름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현재 한살림에 공급 중이고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먹을 수 있는 머위를 소개하려 합니다. 산과 들,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머위는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라는 자생식물입니다. 겨울에 꽃을 피운다하여 머위 꽃을 관동화(款冬花)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땅에 바짝 붙어 피어나기 때문에 꽃인지 풀인지 구분하기 어렵지요. 작은 꽃송이가 모여 덩어리 꽃을 이루는데 향기는 없지만 그 모습이 마치 작은 부케를 연상하게 한답니다.

머위는 뿌리에서 잎까지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호흡기질환에 도움을 줍니다. 부위별로 나누면, 잎은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해 주고 뿌리는 다려서 그 물을 마시면 기침을 멎게 해준다고 하네요. 우리 몸에 좋은 머위는 맛도 좋으니 한 번쯤은 꼭 먹어볼 만합니다.

머위는 다양하게 요리해먹을 수 있습니다. 꽃봉오리는 튀김용으로, 어린잎은 장아찌로 가능하고요. 데친 어린잎은 된장이나 양념간장을 넣어 쌈으로 먹거나 나물로 무쳐 즐길 수도 있습니다. 요즘엔 잎이 크고 억센데다 쓴맛이 강해 줄기 위주로 먹는데요. 줄기는 데친 후 얇은 막을 벗겨내고 파·마늘 양념과 들깨가루를 넣어 쌀뜨물로 자작하게 볶아야 머위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쌉싸래한 맛이 매력적인 머위나물, 오늘 저녁 밥상에 올리면 아주 좋을 거랍니다.

녹음이 짙어만 갑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무더위와 장마가 찾아오겠지요. 막상 닥쳐서 기운 빠지기보다 더위에 대비해 건강관리를 해 두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생명의 기운 가득 담긴 머위나물 먹고 미리 미리 건강을 챙기자고요.



글을 쓴 김주혜님은 평소 산나물과 산야초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현재는 한살림청주 이사장으로,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