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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나물이야기

2014년 5월 나물이야기 / 두릅

전으로 만들어 먹으면 일품! 두릅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올봄엔 예년과 달리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차례대로 피는 봄꽃 들이 한꺼번에, 그것도 일찍 만개하였지요. 저희 집 마당에 있는 가시오가피 나무도 이상기온 탓인지 예년 같으면 통통하게 새순이 올라와야하는데, 새순이 나오자마자 가늘고 길게 자라기 시작하더니, 잎이 확 펴지고 말았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단맛이 퍼지는 가시오가피 새순은, 다른 음식을 먹기 전에 먹으면 쌉쌀한 맛으로 식욕을 돋워준 답니다. 올해는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쉽습니다.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5월이 되면 산과 들에 나물이 한창입니다. 그 중 에서 이른 봄부터 지금까지 흔히 접하는 나물로 두릅이 있습니다. 두릅은 참두 릅·땅두릅·개두릅 세 가지로 나뉩니다. 땅두릅은 독활(獨活)이라고도 불리 고, 개두릅은 엄나무 순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세 가지 두릅 중,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참두릅은 나무머리 꼭대기에 있다고 해서 목두채라고도 하고, 문두 채라고도 합니다. 문두채에서 ‘문’은 입술 문(吻)자입니다. 너무 맛있는 나물이 라 두말할 필요도 없으니, 입을 꼭 다물라는 뜻입니다. 

 두릅은 나물이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A와 C, 칼슘, 섬유질이 많습 니다. 그리고 해열, 강장, 이뇨, 거담 등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하고, 신경을 안 정시켜 혈액순환에도 좋습니다. 

 이처럼 두릅은 풍부한 영양소만큼이나 요리법도 다양합니다. 두릅의 밑동만 손질하여 천일염을 넣은 물에 데친 후, 초고추장을 찍어먹는 방법도 있고요. 다른 나물들처럼 갖은 양념들과 함께 간단하게 무쳐서 먹는 것도 맛있습니다. 그리고 살짝 데친 두릅에 밀가루 반죽 옷을 입힌 후, 튀김가루를 묻혀서 프라이 팬에 지져내면, 번거롭긴 하지만 맛은 일품인 요리가 탄생합니다. 두릅의 양이 많을 때는 장아찌로 보관해도 좋습니다. 두릅을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제거 하여 간장으로 절여 놓아도 좋고, 데친 두릅을 살짝 건조시켜서 고추장에 박아 두었다가 먹으면 훌륭한 밑반찬이 됩니다. 참고로 장아찌를 만들 때는 생두릅 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고추장에 박아 두고 먹을 때에는 데친 두릅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당과 산, 들에 있던 나무들이 연둣빛 옷으로 갈아입네요. 가정의 달 5월입 니다. 이웃과 함께 두릅전으로 대화의 창문을 활짝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글을 쓴 김주혜 조합원은 산나물과 산야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야생초 모임을 꾸려왔습니다. 한살림청주 이사장을 지냈고 한살림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