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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

나물이야기 2013년 6월 / 머위 쌉싸래한 맛이 매력적인 머위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올 봄 유난히 심했던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특히, 과실나무들이 염려되는데요. 꽃이 만발할 시기에 날이 추워 제대로 꽃이 피지 못해 열매가 잘 맺힐지 모르겠네요. 강원도 산간 지역 같으면 늦은 봄에 눈발이 날리고 잔설이 있는 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제가 사는 충청권에서 눈을 보는 일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그렇기에 봄꽃들의 향연이 한창이었던 4월 중순께 충북 영동 지장산에서 만난 폭설은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지요. 추위뿐 아니라 일교차도 심하고 일조량도 고르지 못해 한창 뿌리내릴 때 고생했을 여러 밭작물들도 잘 자라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더위는 어김없이 찾아와 여름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더보기
아식 씹는 소리에 물러가는 더위 한살림 오이 아삭씹는 소리에물러가는 더위 글 정미희 편집부·사진 류관희 오이처럼 친화력 있는 채소도 드물다. 함께 어울린 재료가 무엇이든 그 맛을 침범하지 않고, 고유의 청량한 식감으로 먹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김치, 냉국, 무침, 볶음, 찌개 등 조리법도 다양하고, 쌈장 하나만 곁들여도 요긴한 밥반찬이 된다. 비단 요리뿐인가. 95%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마라톤이나 등산을 할 때 갈증 해소를 위한 필수품이며, 열을 식히는 성질이 있어 여름철 피부 관리에도 이만한 것이 없다. 늦봄부터 늦가을까지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하디흔한 채소지만, 이 오이를 무농약 유기재배하기란 쉽지 않다. 한살림 오이는 충남 아산, 충북 청주·청원, 강원도 양구, 홍천 등에서 재배하며, 4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공급된다. 오이를 유기.. 더보기
<살리는 말> 이천식천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이천식천(以天食天)은 “한울이 한울을 먹는다”는 뜻으로, 동학의 2대 교조 해월 최시형 선생의 말입니다. 동학에서는 모든 만물이 한울님을 자기 안에 모시고 있는 거룩한 존재라 여깁니다. 동물 뿐 아니라 들판의 작은 풀씨 하나도 자신이 싹을 틔울 적당한 시간을 고를 줄 알고 햇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몸을 비틀고 씨앗을 많이 퍼뜨리기 위해 머리를 씁니다. 움직일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서 자신들의 영토를 넓혀 나가는 것은 들꽃의 군락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기쁨과 슬픔, 심지어 분노와 공포도 느낄 수 있겠지요. 《식물의 사생활》을 비롯한 여러 가지 책이나 연구 논문을 보면 식물에게 감정이 있다는 점이 현대과학으로도 증명되었는데 실제 아프리카의 어떤 원시 부족..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3년 5월 / 비비추 비비추, 알고 보면 먹을 수 있답니다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뿐 아니라 20일 성년의날, 21일 부부의날이 이어집니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데요. 이 꽃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 패랭이꽃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둘 다 석죽과여서 그렇다는데, 모습이 비슷하니 패랭이꽃으로 카네이션을 대신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네요. 이맘때면 비비추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빙글빙글 비비꼬여 꽃이 피기 때문에 비비추라는 이름이 지어졌는데요. 비비추의 꽃말은 ‘하늘이 내린 인연’, ‘좋은 소식’입니다. 꽃말도 좋고 색도 고와 야생화지만 정원이나 화단에 심어 가꾸는 경우도 많지요. 그래서인지 비비추를 관상용 식물로만 여기기 .. 더보기
골짜기와 바위틈에서 자란 귀한 차 한살림 녹차 골짜기와 바위틈에서 자란 귀한 차한살림 녹차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한살림 녹차는 추위가 덜하고 강수량이 풍부하며 차 수확 시기의 일교차가 커 향이 빼어난 하동지역의 찻잎으로 만든다. 입지 자체만으로도 품질 좋은 차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곳이지만 한살림 녹차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한살림 농산물들이 기본적으로 유기재배를 원칙으로 하는 것처럼 녹차도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혹시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미량이라도 스며들면 안 되기 때문에 길가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차나무는 채취하지 않는다. 또한, 양질의 찻잎을 얻기 위해 비록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적지만 평탄한 곳이 아니라 지리산 자락 화개동 산비탈의 골짜기와 바위틈에서 야생에 가깝게 차나무를 키우고 .. 더보기
<살리는 말> 인중천지일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는 의미로 우리 민족의 가장 오랜 경전이라는 천부경(天符經)에 나오는 말입니다. 천부경은 환웅이 백두산에 내려와 천하만민을 직접 가르치다 교화를 끝내고 승천하면서 인간들을 위해 하사했다는 내용으로 대종교에서 경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학계에서는 이것이 발견된 1910년대에 쓰인 위서(僞書)라고 해서 천대를 하는데요,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천부경이 담고 있는 철학과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본 천지인 삼재론이 하늘과 땅과 인간의 관계를 설명한다면 이 인중천지일은 거기에 더하여 우주자연 속에서 인간의 역할을 강조하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1990년대 초 까지..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3년 4월 / 풀솜대 맵고 달고 몸에 좋은 풀솜대 나물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4월은 잔인한 달’ 시인 T.S 엘리엇이 말했습니다. 4월은 수많은 봄꽃들의 향연이 시작되는 달인데, 그는 왜 그런 표현을 썼을까요? 궁금하기도 하네요. 4월이면 단비를 머금은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순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나무들도 기지개를 펴지요. 봄꽃 중에 으뜸인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그렀답니다. 진달래와 철쭉은 비슷하게 생겨 혼동하기 쉬운데요.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진달래는 꽃을 피운 뒤 잎이 나오고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온 후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진달래는 참꽃이라 불리며 화전을 해 먹을 수 있지만 철쭉은 개꽃이라 불리며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답니다. 이 봄이.. 더보기
한살림 잎채소 한살림 잎채소 글 박혜영 편집부ㆍ사진 류관희 비닐 하우스 농사를 짓는다 해도 혹한이 몰아치는 한겨울에는 비닐만으로 충분한 보온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대개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때 온도를 높이기 마련이다. 겨울에도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어 사람들은 좋지만 그만큼 지구는 조금 더 더워진다. 한살림에서는 생육초기(육묘기간)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겨울에 연료를 때 온도를 올리는 일을 허용하지 않는다. 기후변화와 지구 생태를 걱정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대신 이중으로 친 비닐 막 사이로 한겨울에도 영상 13도 정도를 유지하는 지하수를 뿌려주며 보온을 하는 ‘수막재배’로 추위를 견딘다. 비교적 따뜻한 지하수를 뿌려주면 비닐하우스 내부는 영상 7~8도 정도는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를 따뜻하게.. 더보기
<살리는 말> 삼재론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삼재론(三才論)은 고대 동양사상에서 우주의 세 가지 근원을 뜻하는 말로, 삼재(三材), 삼극(三極)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천(天), 지(地), 인(人)을 가리킵니다. 주역에 보면 괘(卦)에 6개의 효(爻)가 있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천도(天道), 지도(地道), 인도(人道)가 있으며, 삼재(三才)를 겸하여 이를 둘로 한다. 그래서 6”이라 했습니다. 한국 문화는 삼재론에 관해서 동양사상의 전통 속에 있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무속(巫俗)에서 삼재는 영(靈)의 세계인 하늘, 육체의 세계인 땅, 그리고 그 둘을 이어주는 영적 능력자로서의 무당, 즉 샤먼으로 대표되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주와 세계는 바로 이 삼자, 즉 하늘과 땅,..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3년 3월 / 씀바귀 춘곤증에 특효요! 씀바귀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입학식이 시작되는 3월입니다. 한 학년 올라감에 따라 반이 바뀌고 새로운 짝꿍도 생기겠지요. 학창시절에는 새로운 학기를 맞아 가슴 설레던 달이기도 합니다. 3월에는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따뜻한 봄볕에 잠을 깬다는 경칩도 있습니다. 이맘때면 봄볕 따라 향긋한 봄나물이 떠오르지요. 봄나물하면 노래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달래, 냉이, 씀바귀가 으뜸인데요. 겨우내 대지의 기운을 듬뿍 받고 돋아나 우리 몸에 좋습니다. 그 중 씀바귀는 나른한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고 폐렴, 간염, 소화불량, 피로를 풀어주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지요. 씀바귀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고 쓴 맛이 강해 고채(苦菜), 씬나물, 씸배나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