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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

제주도의 사계절이 키운 선물, 겨울당근 제주도의 사계절이 함께 키운 겨울 선물, 한살림 겨울당근 글·사진 박근모 편집부 한겨울 칼바람이 분다. 시리도록 춥다. 하지만 겨울이라 더 맛있는 뿌리채소가 있다. 멀리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 온 당근이 그렇다. 제주도에서 자란 겨울 당근은 한여름에 파종을 한다. 가장 무더울 때 힘겹게 어린 싹을 틔우고 자라나 겨울 찬바람 속에서 뿌리를 키운다. 거친 자연을 견뎌내면 주홍색 당근은비로소 달곰한 수분을 품는다. 화산재가 만든 최적의 땅 한살림의 당근 산지는 강원도 양구에서 제주도까지 전국 여러 곳에 있지만 겨울 당근은 제주도에서만 생산된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당근 생산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주산지다. 제주도가 당근을 위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제주도에서도 특히 구좌읍 등 동부 지.. 더보기
겨울철 입맛 돋워주는 한재미나리 겨울철 입맛 돋워주는 한재미나리 글 문재형 편집부·사진 류관희 향긋한 향과 아삭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미나리는 봄이 제철인 채소이다. 추위에 시달리느라 겨우내 잃었던 입맛 찾아주는데 그만이기도 한 이 기특한 채소를 요즘에는 겨울에도 맛볼 수 있다. 미나리는 여느 채소보다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석유 같은 화석연료 가온을 하지 않고도 기를 수 있다. 한재미나리라는 말은 우리나라 미나리 가운데 가장 좋은 미나리, 대표적인 미나리 같은 의미로도 통용된다. 그러나 이는 무슨 특별한 품종 이름이 아니라 이 미나리를 재배하는 경북 청도군 한재마을의 지명에서 온 것이다. 추위가 가장 혹독한 1월만 빼고 겨우내 공급되는 이 미나리는 한재마을에 있는 한살림 생산자공동체인 한고을공동체에서 정성껏 길러 한살림에 내고 있다... 더보기
2013년 12월 나물이야기/ 무말랭이 김장철에 온 가족이 함께 만들어 먹는 무말랭이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또,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숙연해지기도 하네요. 한살림가족들 모두 공사다망했을 2013년, 남은 한 달 동안 한해 마무리도, 희망찬 새해맞이 준비도 잘하시기 바랍니다. 이맘 때 김장들을 합니다. 저 어릴 때는 12월에 김장을 많이 했습니다. 보관 때문에도 그렇지만 믿거나 말거나 추울 때 김장해야 맛이 좋다는 설도 있었지요. 김치냉장고가 없으니 갓 담근 김치는 땅 속에 묻은 김장독에 보관하고 그 위에 짚으로 엮은 작은 지붕을 얹어 눈비를 가리고 김장독에 흙탕물 튀는 것도 방지했습니다. 저는 올해 총각김치, 배추김치도 담갔고요, 늙은 호박 삶은 물로 지고추와 함께 담근 동치미에, 텃.. 더보기
<살리는 말> 생활협동운동1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서구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의 기반 위에 자본주의 사회가 등장하면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환경, 보장되지 않는 일자리 등으로 도시 노동자들의 삶은 말할 수 없이 비참했습니다. 이런 처지에서 이들은 두 방향에서 희망을 찾는데 하나는 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한 노동조합의 결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산주의 혁명이었고 다른 하나는 생활의 협동을 통한 협동조합의 결성과 운영이었습니다. 초창기 협동조합의 목표는 전체 생활의 협동을 통한 생산과 소비 모두를 아우르는 공동체 형성이었습니다. 맑스가 공상적 사회주의자라고 불렀던 오웬, 푸리에, 생시몽 등은 모든 생활을 함께하는 공동체를 건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와미 다카시라는 일본 학자는 그런 공동체를 제1세대 협동조합이라고 부릅니다. 하지.. 더보기
생산자와 소비자힘 모아 함께 지키는한살림 한우 생산자와 소비자힘 모아 함께 지키는한살림 한우 글•사진 문재형•박근모 편집부 2008년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촛불집회가 벌어졌을 때, 설령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시작되더라도 광우병을 걱정하면서까지 미국 소고기를 소비하는 이들이 많을까? 생각한 이들이 적잖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통계자료를 보면 미국산 소고기는 2007년 1만4616톤에서 2012년 9만9929톤으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한우 사육농가는 2012년 9월 15만7천 가구에서, 2013년 9월 13만8천 가구로 불과 1년 만에 2만 가구 가량 줄었다. 한우 평균가격이 2007~2011년 마리당 525만 원에서 2012년 466만4천 원으로 크게 떨어진데 비해 국제 곡물가와 함께 사료값이 많이 올라가.. 더보기
2013년 11월 나물이야기/ 더덕 사포닌이 가득 건강에 좋다는 더덕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요즘 날씨가 참 이상합니다. 가을에 어울리지 않게 덥거나 추운 날이 잦네요. 해가 거듭될수록 뚜렷한 사계절이 사라지고 춘추절기가 짧아지는 게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이맘때는 집집마다 겨우내 먹을 김장준비로 분주하지요. 김치 종류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배추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갓김치, 동치미 등 다양합니다. 김치에 들어가는 양념은 제일 중요한 고춧가루를 비롯해 마늘, 생강, 통깨 그리고 김치맛을 좌우하는 젓갈류가 있습니다. 부재료인 무, 갓, 쪽파까지 다듬어 김치를 담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요. 그나마 절임배추를 이용하면 수고가 좀 덜어집니다. 김장하는 날 갓 버무린 김치 한 쪽 찢어 돼지수육과 먹는 것도 빼놓.. 더보기
<살리는 말> 생활습관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들고 쓰고 버리는 모든 방식을 통틀어 생활양식이라고 말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같은 쓰임새라도 물품을 고르고 쓰고 버리는 방법에서 그 사람의 삶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가 나타나니까요. 오랫동안 가난하고 검소했던 시대를 지나 지금 우리 세대는 많이 만들고 많이 쓰고 함부로 버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정보화가 빨리 진전되면서 다양한 품목을 조금씩 생산하는 맞춤형 생산방식이 자리잡는 듯 보이지만 전체적인 틀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많이 생산해서 이윤을 많이 남기려는 자본의 속성이 변한 것은 아니거든요. 기술이 발전해서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게 된 것일 뿐이지요. 아시다시피 대량생산, 대량소비는 한정된 자원의 고갈을 낳.. 더보기
엄격한 기준으로 정성 다한 한살림 배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으로 정성 다해 길러낸 한살림 배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이맘 때 실컷 맛보는 10브릭스 이상의 당도 한살림 배는 전남 나주와 순천, 경북 문경, 칠곡, 상주를 비롯해 경기 여주와 파주, 강원 홍천과 충북 괴산, 충남 예산, 연기, 아산 일대에서 자란다. 2013년 기준으로 24세대의 생산자 가구가 총 374,128㎡(111,372평)의 과수원에서 귀한 자식처럼 정성을 다하고 있다. 8월 말 부터 공급되는 조생종 원황을 시작으로 9월부터 10월 초까지는 중생종 황금·풍수·수황·화산 품종 등이 공급되고 10월부터는 만생종인 신고·감천·추황·만수 등이 나오게 된다. 신고 품종 같은 경우 저장고에 보관해 이듬해 4월까지도 공급하지만 지금 이맘때가 제철 배를 맛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더욱.. 더보기
2013년 10월 나물이야기/ 민들레 입맛 돌게 하는 쓴맛, 민들레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결실의 계절 시월은 기념일과 문화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지요. 한살림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 회원이 풍요로운 수확에 감사하며 함께 만나 어우러지는 가을걷이 행사도 이맘 때 열립니다. 지난해부터 한살림대전, 한살림천안아산, 한살림청주는 가을걷이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0월 12일 청주시에 있는 청주농고에서 열립니다. 생산자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많은 조합원 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만남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달에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 민들레에 대해 쓰려합니다. 민들레는 백성에 비유하며 민초(民草)라 일컫는데요. 모진 환경 속에서도 살아가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이른.. 더보기
<살리는 말>생활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생활’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일정한 환경에서 어떤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일’이나 ‘물질적 측면에서 사람이 먹고 입고 쓰면서 사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즉, 사람의 ‘생명활동’을 줄인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하고 쉬고 먹고 싸고 잠자는 모든 삶의 과정을 말하는 거지요.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모든 생명활동이 왜곡되어 왔습니다. 먹고 사는 일은 본래 음식을 먹 고 이를 소화시켜 삶의 활력을 얻고 남는 것은 똥, 오줌으로 나오는 순환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순환이 막혀 퇴비로 활용되던 똥, 오줌은 버려지고 생명의 순환질서는 파괴되었습니다. 단절된 상태에서, 모자라는 영양분은 화학비료 같은 것들을 기계적으로 만들어 메우는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