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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

2014년 4월 나물이야기 / 원추리 봄 밥상을 '기다리는 마음' 원추리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조합원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이른 봄, 무심코 산행을 하다보면 철 지난 낙엽 사이로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어린 싹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우내 매서운 한파를 견뎌낸 앙상한 화살나무 가지에도 홑잎이 피는 게 보이네요. 봄이 오고 산나물 철이 왔음을 알리는 반가운 모습입니다. 봄나물 중 가장 먼저 돋아나 밥상에 오르는 나물이 원추리입니다. 원추리는 산이나 들만이 아니라 주택가 주변에서 관상용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지요. 예부터 아들을 낳기 위해 젊은 아낙들이 꽃봉오리를 귀에 꽂고 다녔다고 해 의남초(宜男草)라고도 불리었고요, 그 맛이 근심을 덜어 준다하여 망우초(忘憂草)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답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원추리는 .. 더보기
안면도 봄바람이 속을 꽉 채운다 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안면도 봄바람이속을 꽉 채운다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싱싱한 갯벌이키운 감칠맛한살림 자연산참바지락 이제는 귀한 몸 서민의 조개 ‘반지래기, 빤지락, 바지라기’ 지역마다 바지락을 일컫는 다양한 이름들이다. 백합과의 조개인 바지락은 발에 밟힐 때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나 바지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흰색부터 까만색, 황갈색까지 다양한 껍질 색을 띠며 서해안에 많이 서식하고 남해안, 동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흔한 조개인 만큼 부담 없이 밥상에 올라 ‘서민의 조개’라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간척사업의 영향으로 바지락이 서식하는 갯벌이 사라져 가고 기름유출 같은 환경오염이 잇따라 발생해 바지락 개체수가 줄어서다. 국산 바지락이 귀해지자 중국산이나 북한산 바지락을 국산.. 더보기
<살리는 말> 공동체운동 약사2 - 대안사회운동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앞에서 살펴본 대로 협동촌 운동의 고립된 체계에 협동조합의 경영시스템을 보완한 새로운 공동체 운동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 활발해집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1920년대 러시아,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던 노동자 자주관리, 노동자생산공동체 운동, 길드 사회주의 운동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개인들의 간접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경제조직이라면 이들 공동체는 개인들의 직접 참여와 연대, 지역적 관점 및 적정기술을 바탕으로 시도되었지만 사회주의 혁명과 세계대전 등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붕괴해 버립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스페인 몬드라곤 생산자 협동조합이나 이스라엘 키부츠 등은 살아남아 지금도 현대사회의 모순을 극복할 대안으로 제시되고는 합니다. 1970년대, 에너지.. 더보기
2014년 3월 나물이야기 / 짚신나물 봄을 알리는 재미있는 나물, 짚신나물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 / 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봄!봄!봄! 가슴 설레게 하는 춘삼월입니다. 따사로운 햇빛 받으며 나뭇가지에서 움트는 새싹들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땅속에 묻혀 겨울을 보낸 결실의 씨앗들도 이 봄을 애타게 기다렸겠지요? 풀(잡초)씨는 땅속에서 3년씩이나 묵어있다가도 싹이 튼다고 합니다. 그래서 잡초는 뽑고 또 뽑아도 계속 올라오나 봅니다. 아주 대단한 생명력이지요. 이달엔 산이나 들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그냥 산야초려니 하고 지나치는 짚신나물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짚신나물은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봄이 오면 살며시 얼굴을 내밀지요. 열매 안쪽에 갈고리 같은 털이 있어 사람들 옷이나 짚신에 잘 달라붙기에 짚신나물이라는 재미있는.. 더보기
언 땅에서 자란 봄 향기, 춘곤증 물렀거라 언 땅에서 자란 봄 향기, 춘곤증 물렀거라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입춘 지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봄을 알리는 한살림 냉이도 공급되고 있다. 작년에는 2월부터 4월까지 불과 두 달 동안 공급되었지만 올해는 조합원들에게 냉이 먹는 기쁨을 오랫동안 주기 위해 생산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추위에 강한 냉이의 성질에 비교적 포근했던 겨울 날씨도 일찍부터 냉이를 공급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따라서 겨울 초입인 2013년 12월부터 2014년 2월 초순까지 전남 영광과 전북 부안에서 가을 겨울에 키운 노지 냉이가 공급되었고 봄이 시작되는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는 겨우내 키운 전북 부안의 노지 냉이와 강원도 홍천에서 키운 하우스 냉이가 함께 공급된다. 1봉, 200g 단위로 포장된 냉이의 올 한.. 더보기
<살리는 말> 공동체운동 약사1 - 협동촌의 실험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앞에서 '생활협동운동'을 설명할 때 다룬 공동체 운동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대략 다시 한 번 짚을까 합니다. 공동체의 시원을 찾아보면 자족적인 원시 공동체, 중세의 수도원 공동체를 떠올릴 수 있으나 현대사회의 모순과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한 공동체 운동은 17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한 청교도들이 건설한 종교적인 협동촌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푸리에, 영국의 로버트 오웬 등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이론이 정립되어 산업혁명시대의 기업자본에 대항하는 노동자, 수공업자의 협동촌 건설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기계의 등장으로 직업을 잃고 자본에 대항할 힘이 없어 비참한 삶을 살던 노동자, 수공업자들이 이러한 유토피아 사회.. 더보기
<살리는 말> 생활협동운동2 글 윤선주 한살림연합 이사 앞에서 소비자 주권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어떤 가치를 갖는 소비자 주권인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업이나 서비스업과는 달리 소비자가 수혜자가 되는 분야가 있기 때문인데요, 농업, 특히 생명농업이 그렇습니다. 요즘은 대형 축산업을 비롯해서 농업도 사료나 씨앗, 비료를 투입하면 고기와 농작물이 상품으로 나오는 공장산업처럼 변질되고는 있지만 생명활동을 지탱해주는 농업의 특성상 소비자 주권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런 바탕에서 생태적 순환과정, 생명과정 전체를 아우르는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 "생활협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협동 안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협동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생산자, 소비자와 소비자의 연대와 협동이 함께 들어.. 더보기
2014년 2월 나물이야기 / 대보름나물 오곡밥과 함께 먹는 아홉 가지 대보름나물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곧 설입니다. 설 명절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저희 집은 시댁 아버님 형제분들이 여섯이고 저희 아버님이 여섯 번째라 정오가 다 되어서 차례를 지냅니다. 따라서 저희 조카나 시동생들은 큰집부터 집집마다 차례로 인사를 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청주 시내를 누빈답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풍습 중 하나이지요. 설을 쇠고 나면 풍년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이 있습니다. 새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보름은 예부터 농사의 시작일이라 하여 다양한 풍속이 있지요. 해충을 없애는 의미에서 쥐불놀이를 하고, 잡귀를 쫓아내고 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지신밟기를 합니다. 그해의 액운을 멀리 날려 보낸다는 뜻으로 연날리기를 하며 풍년을 기.. 더보기
건강을 물어다 주는 비타민 열매, 한살림 참다래 건강을 물어다 주는 비타민 열매, 한살림 참다래 글·사진 손희 편집부 까슬까슬한 털옷 속에 든 녹색 알맹이, 참다래다. 참다래와 키위는 모두 고향이 중국 양쯔강유역이다. 다래는 뉴질랜드로 넘어가 크게 상품화 되었고, ‘키위’라는 단어가 세상에 널리 퍼졌다. 뉴질랜드의 키위와 우리나라 참다래는 모두 헤이워드 품종이라 사실 겉도 속도 다를 바가 없다.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알맹이를 떠먹으면 진한 단맛과 향이 혀끝에 전해진다. 참다래 생산지로는 물 빠짐이 좋고 양지바르며, 서리 피해가 적은 남쪽 바닷가가 적당하다. 경남 고성에 있는 ‘공룡나라공동체’를 찾았다. 고성은 일교차가 커 이곳에 서 키운 참다래는 속이 꽉 차 쉽게 물러지지 않는다. 110,743㎡(약 3만3,500평) 과수원에서 13가구 공동체 회원.. 더보기
2014년 1월 나물이야기 / 고사리 꺽어도 꺽어도 다시 나는 생명력의 상징, 고사리 글 김주혜 한살림청주 이사장/세밀화 박혜영 한살림서울 조합원 한살림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나물이야기를 쓴 지도 어느새 스무 달이 지났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봄, 여름에는 다양한 나물이 지천이라 소개할 게 많습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건나물밖에 없어, 이맘때에는 어떤 나물을 소개할지 항상 고민입니다. 다행히 겨울에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말린 고사리가 떠올라,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고사리는 이른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나는 나물이지만 보통은 생고사리 보다 말린 고사리를 많이 먹습니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삼색나물 중 하나로,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먹어온 나물이기도 하지요. 생각해보니 이달 말에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이 있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