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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발자취

<살리는 말> 한살림 지금은 ‘한살림’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우리 스스로 하는 일을 소개할 때도 별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한살림 농산’이 제기동에서 5가지 물품으로 사회에 말을 걸기 시작한 지 25년이 지나면서 많이 성장을 하기도 했지만 사회적으로도 생명을 지키고 가꾸는 일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라는 의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과 ‘살림’의 합성어인 ‘한살림’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을 모아 커다란 하나의 세상을 잘 살리자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나 개인의 생명을 대하고 모시는 태도를 밖으로 확장해 나가 너의 그것과 만나고 너와 나의 작은 공동체가 또 다시 이어져 끝없이 연결되면 전체가 하나가 된다는 거지요. 작은 개인이 모여 하나가 되어 죽어가는 지구와 세상, 병들어가는 뭇 생명을..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2년 11월 / 고들빼기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고들빼기 글 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되었지만 요즘 날씨가 추웠다가 더웠다가 갈팡질팡 하지 않나요? 저도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당황스럽고 적응이 잘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버지깨서 기운이 없으십니다. 갑작스러운 날씨 탓인가?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께서 할머니의 고들빼기김치가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을철이라 입맛도 잃으신데다가 속도 많이 안좋다고 하시는 요즘, 위장과 소화기능을 높이는 고들빼기야 말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께 전화해 요리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제가 할머니께 먼저 전화를 드리고 통화를 한 것은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보통 .. 더보기
<자연에서 온 이 귀한 것> 콩, 한반도에서 태어나 우리 몸과 역사가 되다 콩, 한반도에서 태어나 우리 몸과 역사가 되다 콩은 우리 민족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작물이다. 우리나라에서 된장, 간장, 두부, 콩나물을 빼놓고 매일의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 콩의 원산지는 남만주와 한반도 등 동북아시아 일대다. 수천 종에 달하는 야생콩들로부터 우리 민족의 농경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단백질 40%, 지방 18%, 섬유질 3.5%, 당분 7%. 흔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는데서 알 수 있듯 콩에는 영양분이 가득하다. 특히 단백질이 많아 먹을 게 귀하던 과거로부터 콩은 더 할 나위 없이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되어왔다. 신석기 시대에 토기가 발명되면서 숨 쉬는 그릇 안에서 콩은 발효가 되어 메주가 되고 된장과 뚝배기는 우리 민족의.. 더보기
진짜 된장 맛 좀 보이소~ 글 전영화 한살림경남 조합원 시어머니도 친정엄마도 “어머니, 이거 참 맛있어요. 어떻게 해요?” 하면 “그거, 그냥 하면 된다. 싱거우면 소금치고, 짜면 물 부면 된다.”, “나 들면 다 한다.”……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으로 저를 격려해준다. 지난 9월 1일부터 22일까지 한살림경남에서 진행한 ‘김애자 생산자와 함께 하는 1기 전통발효음식교실’에 참여한 나는 나만의 장독을 만들 수 있을까? “내는 성질이 뭐 같아서 미신도 안 믿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하지 말라는 것은 장에 다해봤어요. 근데, 어른들 말대로 안 되더라니까.” 하셨다. 지리산 한방골 오덕원 대표이자 전통음식연구가인 김애자 생산자는 전통발효음식교실을 위해 장독 속 메주자루를 그대로 들고 왔다. 광목자루 속에서는 메주가 된장이 되어 .. 더보기
조합원 출자로 희망의 암송아지 함께 키워요  한살림성남용인 국산사료 한우 입식운동 글 윤명옥 한살림성남용인 농산물위원장 한살림성남용인에서는 제주 한울생산공동체와 함께하는 국산사료 한우 입식운동인 ‘조합원 출자로 희망의 암송아지 함께 키워요’를 전개하고 있다. 성남용인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모아 제주 한울공동체에 암송아지를 입식하고, 생산자들이 청정 제주지역에서 생산된 국산사료로 정성껏 키우게 되는 것이다. 이 운동은 시중의 관행적인 축산에서 값이 싸다는 이유로 먹이고 있는 수입곡물사료가 일으키는 환경파괴, 식량자급률 저하, 밀집 사육하는 공장형 축산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모색되었다. 전통적인 순환농업을 되살려 가축을 키우고, 그 가축의 배설물을 퇴비로 만들어 땅심을 살리면 병충해 피해가 적은 건강한 농작물을.. 더보기
<살리는 말> 님 우리 옛 어른들은 ‘님’이라는 말을 참 즐겨 쓰셨지요. 집안 식구들을 부를 때에 할머님, 할아버님, 어머님, 아버님은 물론이고 형님, 누님에 이르기 까지, 매일 얼굴 마주 보며 모든 일을 함께 나누는 친한 사이끼리도 ‘님’ 을 붙여 부르는데 익숙했습니다.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해님, 달님, 별님, 비님에 이르기 까지 자연만물에도 ‘님’ 을 붙여 부르곤 했습니다. 심지어 처음 보는 낯선 길손에게도 손님이라 부르며 높였는데요, 처음 들어 간 중학교 영어시간에 가장 놀라웠던 일 중의 하나가 존칭이 따로 없어 부모의 이름을 흔히 부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님’ 의 옛말은 ‘니마’ 라고 하는데 태양신을 가리키는 것이라지요. 우리 민족이 상대방을 부르는 끝말에 ‘님’ 을 붙인 것은 상대방을 .. 더보기
<자연에서 온 이 귀한 것> 도시와 농촌이 함꼐 짓는 한살림 쌀농사 밥은 하늘입니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짓는 한살림 쌀농사 밥은 하늘입니다 한살림농부는 햇살과 바람, 풀벌레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여름 볕을 견딘 농부의 고된 노동이 낱알을 영글게 한다. 자식 목에 밥 넘어가는 소리처럼 기꺼워하며 여름내 새벽마다 물꼬를 터 논물 소리를 들었다. 일일이 손으로 피를 뽑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잦은 비와 태풍, 부족한 일조량이 벼에게도 농부에게도 힘겨웠다. 그러나 구수한 햅쌀밥에 행복해 할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논에서 흘린 땀이 새삼 뿌듯하다. 생명이 담긴 한살림쌀은 그래서, 시장에서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상품’이 아니다. 생명이고 하늘이다.  논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연금술사 ‘쌀’ 쌀은 사람과 자연을 두루 이롭게 한다. 한살림쌀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땅심과 유기물 등 ..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1년 10월 / 괭이밥 고양이가 소화가 잘 안될 때 먹는다는 새콤한 괭이밥 글|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다들 추석 잘 지내셨나요? 저는 서울에서 추석을 보내고 왔습니다. 가서 제사도 지냈고요. 하지만 추석음식을 너무 먹어 살이 포동포동하게 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살집이 좀 있었는데 더 쪄서 내려왔으니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어요. 요즘은 여러 경험을 쌓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서빙을 맡았는데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어요. 아는 사람들도 있고요.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집안일을 도울 수가 없는 게 좀 안타까워요. 얼마 전, 도라지밭에 가보니 풀이 많이 자라 있던데 아무래도 어머니 혼자 풀을 매셔야 할 것 같습니.. 더보기
나물이야기 2011년 9월 / 쇠비름 부모님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준 나물 - 쇠비름 글|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정고시가 끝이 났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것을 마무리 짓고 나니 홀가분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점수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시험결과는 8월 말에 나온다고 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험이 끝이 났으니 당분간은 쉬기로 하고 어머니의 농사를 도우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저곳 놀러도 다닐 생각입니다. 무주와 대구에도 가고, 물놀이도 가고. 또 온 가족이 함께 여행도 갈 겁니다. 그런데 무더위에 어버지와 어머니의 입맛이 싸악 달아나 버렸습니다. 이 더운 여름날 농사일을 하시느라 땀을 많이 흘리고 쉬지도 못하셨으니, 몸이 힘들어서 입맛도 떨어진 듯합니다. 그래서 ‘상큼한 것을 잡수시면 입맛이 돌아오지 않을.. 더보기
<살리는 말> 기룸 살리는 말|모심과 살림 연구소에서 출간한 모심살림총서 3 에 수록된 말들을 되새기며 음미합니다. 글|윤선주 · 한살림연합 이사 모든 생명 있는 존재들은 아주 작은 씨앗에서 시작합니다. 종에 따라 크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큰 씨앗이 반드시 크게 자라거나 작은 씨앗이라고 작게만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기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고 누가 기르느냐가 중요해지기도 합니다. 88번 농부의 손길로 기르는 벼가 있는가 하면 우주만물이 함께 기르는 들풀, 작은 벌레, 하늘의 새도 있습니다. 물론 벼도 순전히 농부의 손으로만 기르지는 않지요.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흙 속의 미생물조차 어머니 대지의 자식들을 함께 기릅니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의 아이를 자기 몸속에서부터 기르기 시작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