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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에서 온 소식

소식지 534호 _ 힘겹게 자란 포도가 더 단 법이죠 힘겹게 자란 포도가 더 단 법이죠이홍재·구자희 상주 햇살아래공동체 생산자 부부 대학시절부터 바라 왔던 귀농의 꿈을, 18년 만에야 이뤘다. 경북 상주 화동, 포도밭 4,960여 제곱미터(1,500평)와 집 지을 동안 지낼 컨테이너 하나로 단출한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한살림 포도 생산지인 상주 햇살아래공동체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고 첫해부터 감행한 친환경 포도농사. 쉬울 리 없었다. 무엇보다 베어도 베어도 되살아나는 풀의 무서운 기세 앞에 몇 번이고 주저앉고 싶었다. 거름을 얼마나 줘야 할지 몰랐고, 여느 농부들처럼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나무와 풀, 땅과 계절을 알기까지 몇 해가 흘렀다. 귀농 11년차. 부부는 이제 포도밭에서 뭇 생명들의 치열한 삶을 본다. 매년 흥하고 .. 더보기
소식지 532호 ■ 한살림하는사람들바다 먹을거리를 책임져 달라는데 그만둘 수 없잖아요?이광술 대구상회 생산자그의 삶은 멸치에 이어져 있었다. 멸치중개인이었던 부친의 뒤를 이은 지 50년. 헤아릴 수 없는 멸치를 만지고 보았다. ‘좋은 멸치가 아니면 공급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한마디는 오랜 세월 지켜온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다. 한살림과의 인연은 1991년부터. 멸치중개인으로 이름 있던 그에게 제안이 왔다. 소량이라 이문은 없지만 멀리서 찾아온 손님이기에 멸치를 보냈다. 안타깝게도 당시 한살림에는 보관설비가 없어 좋은 멸치를 보내도 쉽게 변질이 됐다. 속이 상해 공급 중단 의사를 밝히던 날, 만류하던 실무자의 말이 생생하다. “바다 먹을거리를 책임져 달라는데 그만둘 수 없잖아요?” 그날부터 한살림 생산자로서의 자긍심이 생겼.. 더보기
소식지 530호 "첫마음 첫사랑 첫수박"김병억·강소희 청주연합회 들녘공동체 생산자 부부첫사랑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우리 모두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설레는 순간순간이지만 방법을 몰라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 대상을 사물이나 일로 바꿔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첫사랑을 달콤하게 키워낸 이가 있다. 잘 익은 수박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어요~ 올해 처음으로 유기농 수박 농사를 시작한 김병억·강소희 생산자 부부. 수박과 첫사랑에 빠졌다. 첫사랑은 농사 경력 30년의 농부를 좌불안석으로 만들었다. 걱정되는 마음으로 숙성시킨 볏짚 퇴비를 주고 배수가 잘 되기를 바라며 밭을 10번이나 갈았다. 앙증 맞고 노오란 수박꽃. 울창한 수박 넝쿨을 뒤적거려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곁순 따기 작업은 보물찾기처럼 두근거렸다. 밤 기온이 낮으면 부.. 더보기
가온재배 없이 제철에 가깝게 기른 한살림 오이 토마토 애호박 가온재배 없이제철에 가깝게 기른한살림 오이 토마토 애호박 따뜻한 먹을거리가 간절한 겨울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들과 산이 모두 푸르디 푸르다. 동네 수퍼나 시장에서도 푸릇푸릇한 먹을거리들이 눈에 띄지만, 먹을거리만으로 계절을 느끼기 어렵다. 계절에 상관없이 먹고 싶은 것들을 쉽게 구하는 시대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에도 여름이제 철인 수박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요즘, 한겨울에 병든 어머니가 먹고 싶어하는 딸기를 구하러 눈 속을 헤치고 다녔다는 이야기는 감흥을 주지 못한 지 오래다. 그래도 석유를 때 인위적으로 온도를 올려 재배하지 않은 제철 물품을 한살림에서 만날 수 있다. 늘 제철에 가깝게 공급되는 갈증을 해소해주는 오이, 날로 먹어도 익혀 먹어도 좋은 토마토, 찌개에도 전으로도 두루두루 이용되.. 더보기
소식지 528호 “농사가 몸은 힘들어도 맘은 편하지요”지완선·최경애 아산연합회 영인지회 생산자 부부보통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몸담은 사람을 전문가라고 한다. 1995년부터 한살림 생산자로 활동해 온 지완선·최경애 생산자 부부는 그런 의미에서 한살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오이꽃이 뒤에 작은 오이가 달린 게 보인다20여 년 동안 농사만 지어 온 것은 아니다. 지완선 생산자는 한살림 아산연합회에 몸 담았었고 올해 2월까지는 한살림 푸른들영농조합에 재직했다. 부부는 농사를 짓는 것은 물론, 한살림천안아산 창립, 유기한우와 두부공장을 통한 지역순환농업 확립 등 아산 지역 한살림운동 정착에 힘써왔던 것이다. 오이꽃이 활짝 웃고 있다오이 수확철이라 손이 분주한 지완선 생산자는 “아내와 함께 힘닿는 데까지 농사지을 거라” 말하.. 더보기
농부의 땀과 자부심으로 일군 한살림 참외 농부의 땀과 자부심으로 일군 한살림 참외경북 성주 가야산공동체이월녀 한살림서울 농산물위원장풀빛 고운 잎사귀 사이로 달린 샛노란 참외. 더군다나 참외 산지인 성주로 가는 내내 활짝 핀 봄 꽃들의 마중이라니, 아침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선 위원들의 마음은 한껏 설랬다. 참외 생산지로 유명한 성주는 분지 지형으로 일조량이 많은 대신 강설, 강우량이 적어 참외재배지로 적합한 지역이다. 성주의 한살림 참외농가는 가야산공동체 7농가, 참살이공동체 7농가로 모두 14농가가 28,660평에서 참외를 생산하고 있다.참외는 육묘를 포함해 유기재배가 원칙이며 10월 말 호박씨와 참외씨를 따로 파종하여 1월초쯤 호박을 모본으로 접을 붙여 심는다. 우리는 꿀벌을 이용해 자연수정하지만 관행농에서는 호르몬제로 수정해, 처음엔 성장이.. 더보기
자연 순리에 따라 생명을 담은 한살림유정란 자연 순리에 따라 생명을 담은 한살림유정란 한살림은 달걀, 계란이라는 표현 대신, 수탉과 암탉이 어울려서 낳은 ‘유정란’이란 용어를 사용해 왔다. 1986년 한살림농산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순간부터 쌀, 잡곡, 참기름, 들기름과 함께 소비자 조합원들의 식탁에는 꾸준히 한살림 유정란이 올라왔다.달걀은 식탁에서 ‘만만하게’ 만나는 재료 중 하나다. 국민 한 사람이 한 해 먹는 달걀 소비량은 1980년대 119킬로그램에서 2014년 242킬로그램으로 꾸준히 늘었다. 딸은 안주고 아들만 몰래 주었을 만큼 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냉장고 붙박이 취급을 받는다. 심지어 근육 좀 키운단 사람들은 흰자만 먹고 노른자는 별 생각 없이 버리기도 한다.아파트를 빗대어 ‘닭장’이란 표현을 쓸때가 종종 있다. 일반 양계 .. 더보기
자연 재료로 내는 따뜻한 엄마 손맛 자연에찬 자연 재료로 내는 따뜻한 엄마 손맛자연에찬글 김원주 한살림고양파주 가공품위원장 자연에찬은 2008년 공동육아 어린이집 엄마들이 모여 친환경 재료로 손수 조리해 만든 반찬을 집집이 배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반찬, 국 등 엄마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먹을거리를 만들어 공급하는 곳입니다.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자리한 자연에찬을 방문한 날. 활짝 핀 벚꽃과 어우러진 건물 외관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내부는 사무공간과 주방, 휴식공간이 잘 분리되어 있었고, 복도 안쪽으로는 물품을 생산하는 공간이 넓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원재료가 들어오는 곳과 작업하는 곳, 생산한 물품을 저장하는 곳도 동선에 따라 효율적이고 위생적으로 잘 나뉘어 있었습니다.마침 녹두전을 생산하고 있어 녹두전을 부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습.. 더보기
한상 가득 잔치음식 만들고 있소~ 한상 가득 잔치음식 만들고 있소 “돼지고기 잘 삶아 졌구만이라~ ”“겁나게 맛있소~”“아그야~ 뭐든지 맛있을 때 많이 묵어라! 입맛도 젊어서가 좋지, 나이 묵으면 맛있능게 없어야~”어버이날,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잔칫상을 차립니다. 고추 심고, 벼 못자리 하던 손으로 뚝딱뚝딱 음식을 만듭니다.“아짐은 나이 자셨어도 손맛은 여전하시당께요. 우리가 더 늙으면 누가 경로잔치 해주려나.” “내가 안 늙고 해 주마”이런 농담도 주고받다보니 금세 한상이 그득. 솥에서는 밥이 뜸 들고, 바지락국도 펄펄 김이 납니다.“우리 밥 먹고 신나게 놉시다~잉”밥숟갈도 뜨기 전부터 다들 덩실덩실 춤 출 생각을 합니다. 벌써 마을회관에서는 노랫가락이 흘러나옵니다. 글·그림 김순복 해남 참솔공동체 생산자 더보기
김필환 강미아 생산자 부부의 여유가 물씬, 새콤달콤 오후 간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