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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에서 온 소식/살리는 이

<살리는 이-정선공방> 나무에 옻칠 숨결을 불어넣어 만든 생활용품 나무에 옻칠 숨결을 불어넣어 만든 생활용품 한살림 옻칠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정선공방 정리 편집부 물이 자주 닿으면 상하기 쉽고, 벌레가 먹기도 쉬운 나무. 하지만 그 나무를 잘 손질하고 여러 번에 걸쳐 옻칠을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가볍고 쓰임이 많은 실용적인 그릇과 도구가 된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씻을 때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은은한 빛깔과 나무의 결이 살아있는 옻칠그릇은 자연을 닮았다. 한살림의 여러 조합원들이 사랑하는 옻칠생활용품은 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장 이형만 선생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은 가족들이 운영하는 원주의 정선공방에서 만들고 있다. 이형만 선생은 중학교 시절, 나전칠기로 유명한 고향 통영의 기술원양성소(오늘날의 공예학교에 해당)에 입학하여 스승 김봉룡 선.. 더보기
<살리는 이- 최덕순 생산자> 대를 이은 가보 단감  대를 이은 가보家寶 단감 전남 담양군 시목마을 최덕순 생산자 이야기 글|최은희․한살림정읍전주 조합원 전남 담양군 금산면 시목마을. 이름 그대로 감나무가 많은 마을은 산속에 새집처럼 동그랗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된 이 산골마을 꼭대기 1만 2천평의 밭에서 최덕순 생산자는 단감과 매실 농사를 짓고 있지요. 백년이 넘은 소나무가 몇 그루 운치 있게 자라는 마당과 자그마한 집을 제외하면 빙 둘러 사방이 감나무 밭 천지입니다. 8월의 감나무에는 싱싱한 초록의 감잎 아래 도리납작한 단감들이 풋풋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이곳의 감나무는 햇님 달님에서 나오는 호랑이가 도끼로 찍어가며 오르던 까마득한 꼭대기가 없어요. 나주 배나무처럼 가지가 밑으로 낭창히 휘어져 팔을 뻗으면 감이 쉽.. 더보기
김봉석 봉식품 가공생산자 글|윤미라 · 한살림서울 홍보위원회 한살림 생각대로 움직이다보니 강원도 홍천 산으로 둘러싸인 화촌면 야시대리 깊은 숲속 마을에 우리의 전통 먹을거리를 지켜 나가기위해 쉼 없이 도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한살림의 단호박찐빵, 단호박술빵, 감자떡, 보리찐빵을 생산하고 있는 봉식품의 사공 김봉석(50) 대표이다.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부인 박명점 여성생산자와 세 딸들의 응원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열혈 생산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오랜 세월 젊은 청춘을 불태웠던 바다와의 인연을 접고 지금 생활하는 이곳에 새 터전을 잡게 되었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친환경농업의 길이 육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축산, 다음이 유정란으로 서울의 한 아파트에 1년 동안 용감하게 무인판매를.. 더보기
혼이 담긴 감자 글|이명구 성남용인한살림 실무자 부부와 가족이 다 뛰어들어도 힘이 모자라는 농사를 권선분 생산자(50)는 여자 혼자서 짓는다. 감자, 잡곡, 벼, 메주콩, 호박 등 7,000평의 논밭 농사를 짓고 소도 열댓 마리 키운다. 해 뜨기 전 논에 나가 해질녁에 집으로 돌아온다. 오후에 1시간 정도 잠깐 눈 붙이는 시간을 빼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정신이 없다. 그래도 일손이 모자랄 때가 많다. 가뜩이나 바쁜 농사가 더 바빠진 건 2007년 가을 남편 김근호 생산자를 곁에서 떠나보내면서부터. 그때가 지금껏 농사를 지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홀로 된 슬픔을 다 추스르기도 전에 논을 파종할 시기는 닥쳐왔다. 그 다음해는 유난히도 일이 손에 안 잡혔다. 논은 나락보다 피가 더 많아 피 바다였다. 논밭에 .. 더보기
호미로 긁어 풀을 맬 수 있는 마지막 시간 '나의 5월' 5월은? 아슬아슬한 계절이다. 풀이 자라는 계절이다. 호미로 긁어 풀을 맬 수 있는 최후의 계절이다. 봄 감자 고랑을 호미로 쓰윽 긁던 4월과 달리 5월은 손으로 잡초를 쥐어 뜯어야 한다. 당연히 풀 매는 시간은 4월과 견줄 수 없이 느리기만 하다. 손목 인대가 늘어나고 손가락이 저려온다. 햇살은 따가워지고 내 몸을 숨길 넓고 푸른 잎들은 충분히 자라지 않았다. ‘에잇 이깟 감자 밭쯤이야!’ 그냥 놔두고 싶다. 풀도 생명인데 지들도 살아야지 위안하고만 싶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포기하면 끝이다. 지금 뽑아내지 않으면, 전력을 다해 살아내지 않으면 모든 것이 아스라이 사라질지도 모를 5월. 나는 한때 1980년에 태어난 것이 슬펐다 열여덟 살이 되어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을 만났을 때, 김지하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