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톨, 이 귀한

 

정재국 이연화 횡성 공근공동체 생산자

귀농 4년차. 올 한해 정재국 생산자는 기꺼이 논에서 살았다. 논에 엎드려 종일 풀만 뽑았더니, 어느새 ‘오리농부’란 별명도 얻었다. 땅에 자리를 잡고 쑥쑥 크는 벼들과도 부쩍 정이 들어 이제 쌀 한 톨 한 톨 허투루 다루는 법이 없다. “귀한 낟알 하나하나가 막상 밥상에 오르면, 그만큼 귀한 줄 몰라요. 인간의 오만함이죠. 진짜 농부가 되려면 아직 멀었어요.” 20년 넘게 한살림 농사를 지어오신 어머니 이연화 생산자는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 대신 논과 밭으로 매일 아들을 데리고 다녔다. 몸담은 공근공동체 어르신들은 만날 때마다 “논에 물이 부족하다.”, “풀이 많다.” 헤매는 그를 아들처럼 챙겼다. 그는 이제 키 작은 모들이 땅을 딛고 일제히 일어나 자라는 생명의 경이를 느끼고, 논에 오면 소리내 벼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공근공동체가 시작한 한살림운동을 계속 해나가고 싶은 꿈도 점점 커진다. 요즘은 소 돌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내년부턴 논과 밭에 소의 분뇨로 만든 퇴비를 넣어 순환농법을 시작해보려고요. 할 게 참 많아요.”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달빛이 고운 9월입니다. 옛 어른들은 음력 8월을 아름다울 가, 달 월을 써서 월(佳月)이라 불렀습니다. 그 고운 달빛이 제일 큰 만월이 되어 휘영청 떠올라 온 세상을 밝혀주는 한가위가 다가옵니다. 일 년 내내 논과 밭에서 흘린 땀이 알알이 담긴 오곡백과, 높은 하늘과 청명한 날씨, 아름다운 보름달. 하나씩 떠올리면 마음에 먼저 보름달이 뜹니다. 추석에 빚어 먹는 반달 모양의 송편에는 이미 꽉 차 기울 일만 남은 보름달보다 앞으로 차차 커져서 보름달이 될 반달에 더 희망이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여든여덟 번의 손길로 정성껏 키운 쌀에 쑥, 단호박, 흑미로 고운 빛을 내고 깨와 녹두로 소를 채워 만든 한살림 송편을 나눠 먹으며 그런 마음을 나누면 어떨까요. 지금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채워질 날들만 남았으니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요. 우리의 마음이 늘 넉넉한 한가위를 닮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추석 연휴 가족 모임에 잘 어울리는 불낙전골 어떠세요?

재료 한우불고기 200g, 뻘낙지 2~3마리(300g), 흰밀가루 3큰술, 굵은소금 1큰술, 배추잎 4장, 무 50g, 양파 1/2개, 파 1대, 팽이버섯 1봉,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쑥갓 1줌, 다시마물 3컵

고기밑간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미온 1큰술, 다진마늘 1/2큰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낙지양념 고추장 1큰술, 조선간장 1큰술, 고춧가루 1과1/2큰술, 설탕 1/2큰술, 다진마늘 2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불낙전골 이렇게 만드세요!

 뻘낙지는 머리 부분을 손가락으로 벌려 가위를 이용하여 반으로 갈라서 내장을 빼냅니다. 양쪽 눈을 잘라내고, 다리를 뒤집어서 입 주변에 튀어나오는 뼈를 꺼냅니다.

 손질한 뻘낙지는 밀가루를 이용해 바락바락 주물러 빨판 부분 등을 깨끗이 씻은 뒤, 굵은소금으로 한 번 더 주물러 씻어내면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납니다.

❸ 소고기는 종이행주로 꾹꾹 눌러서 핏물을 잘빼야 냄새가 나지 않고 맛있게 요리할 수 있습니다. 소고기와 낙지는 각각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하여 둡니다.

 각각의 채소도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하여 둡니다. 다시마를 마른 행주로 표면의 이물질을닦아내고 찬물에 넣어 5분 간 끓이거나 미리 찬물에 담가두어 맛국물을 만듭니다.

 전골냄비에 보기 좋게 손질한 채소를 둘러담고, 가운데 불고기를 올린 후 다시마물을 부어 중간불에서 끓여냅니다.

 전골이 끓어오르면 낙지, 파, 고추를 올려 한소끔 더 끓인 후 쑥갓을 얹어 마무리합니다.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힘겹게 자란 포도가 더 단 법이죠

이홍재·구자희 상주 햇살아래공동체 생산자 부부


대학시절부터 바라 왔던 귀농의 꿈을, 18년 만에야 이뤘다. 경북 상주 화동, 포도밭 4,960여 제곱미터(1,500평)와 집 지을 동안 지낼 컨테이너 하나로 단출한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한살림 포도 생산지인 상주 햇살아래공동체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고 첫해부터 감행한 친환경 포도농사. 쉬울 리 없었다. 무엇보다 베어도 베어도 되살아나는 풀의 무서운 기세 앞에 몇 번이고 주저앉고 싶었다. 거름을 얼마나 줘야 할지 몰랐고, 여느 농부들처럼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나무와 풀, 땅과 계절을 알기까지 몇 해가 흘렀다. 귀농 11년차. 부부는 이제 포도밭에서 뭇 생명들의 치열한 삶을 본다. 매년 흥하고 또 쇠하기를 반복하는 풀과 벌레들, 그 틈바구니에서 포도가 더 알차게 영글어 간다는 것을 안다. “너무 편해도 포도가 맛이 없어요.” 해마다 속을 갉고 들어오는 애벌레들, 땅의 양분을 나누는 풀들. 생산자에게도 포도나무에도 만만찮은 환경이지만, 부부는 묵묵히 때를 기다린다. 오늘보다 내일, 포도는 더 달고 맛있어질 것이다.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여름의 보물단지 
호박편수

만두를 빚으며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여름의 맛이라고 알게 해준 당신께 감사하다고. 남들은 더운 여름 무슨 청승이냐고 할지 모르나, 맛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입니다. 부드러운 만두피를 씹으면 입안에서 차르르 열리는 만두소. 그것은 마치 보물상자를 여는 것과도 같습니다. 아삭하게 씹히는 애호박, 부드럽게 살캉하고 씹히며 풍미를 더하는 표고버섯, 재료 사이사이 들어가 개운한 맛을 더하는 고추의 조합.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담박함이 당신을 닮았습니다. 재료가 있어 다른 계절에 만든다 한들 콧잔등의 땀방울을 식히는 이 맛이 절정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만들 때의 사사로운 수고는 함께 먹는 이와 누리는 행복에 비하면 기꺼운 일임을 몸으로 가르쳐 준 당신. 백 마디의 말보다 당신이 맛보여준 음식 하나가 이 세상과 나를 연결하여 줍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호박편수 이렇게 만드세요!

재료 애호박 1개, 표고버섯 3개, 풋고추 5개, 소금 1/2큰술, 들기름 1작은술, 국간장1/2큰술, 참기름 1/2큰술, 통깨 1큰술, 후추,현미유 약간씩, 동치미냉면육수 고명 황백지단, 오이채 

만두피  통밀가루 200g, 물 100cc, 소금 조금



방법 

❶ 애호박은 채 썰어 소금을 뿌린 뒤 물기를 짜 센 불에 볶는다. 

❷ 표고버섯은 불려서 꼭 짜고 두꺼운 것은 포를 뜬 뒤 채 썰어 간장, 들기름을 넣고 무쳐 팬에 볶는다. 

❸ 풋고추는 다져서 살짝 볶는다. 

❹ 통밀가루에 소금과 물을 넣어 되직하게 반죽해 30분 이상 두었다 얇게 밀어 7~8cm 정도의 정사각형으로 잘라 소를 넣고, 대각선으로 끌어 모아 꼭꼭 눌러 붙인다. 

❺ 볶은 애호박과 고추, 버섯이 완전히 식으면 섞어서 통깨, 후추, 참기름에 무친다. 

❻ 김이 오른 찜통에 젖은 베보자기를 깔고 만두를 넣고 찌거나,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만두를 삶아낸 뒤 찬물에 넣었다 건진다. 

❼ 그릇에 만두를 담아 동치미냉면육수를 붓고 고명을 올린다.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 한살림하는사람들

바다 먹을거리를 책임져 달라는데 

그만둘 수 없잖아요?

이광술 대구상회 생산자

그의 삶은 멸치에 이어져 있었다. 멸치중개인이었던 부친의 뒤를 이은 지 50년. 헤아릴 수 없는 멸치를 만지고 보았다. ‘좋은 멸치가 아니면 공급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한마디는 오랜 세월 지켜온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다. 한살림과의 인연은 1991년부터. 멸치중개인으로 이름 있던 그에게 제안이 왔다. 소량이라 이문은 없지만 멀리서 찾아온 손님이기에 멸치를 보냈다. 안타깝게도 당시 한살림에는 보관설비가 없어 좋은 멸치를 보내도 쉽게 변질이 됐다. 속이 상해 공급 중단 의사를 밝히던 날, 만류하던 실무자의 말이 생생하다. “바다 먹을거리를 책임져 달라는데 그만둘 수 없잖아요?” 그날부터 한살림 생산자로서의 자긍심이 생겼고 대구상회의 우선순위는 한살림이 되었다. 멸치가 귀한 해에는 수소문을 해서라도 좋은 멸치를 보냈다. 한살림도 보관설비를 갖춰 품질을 유지했다. 올해 일흔 이광술 생산자, 그 뒤를 잇는 아들 이정훈 생산자 역시 한살림이 우선이다. 또다시 멸치와 함께 깊어진 인연 속으로 멸치가 들어오기 시작하리라.


'생산지에서 온 소식 > 한살림하는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식지 536호 _ 쌀 한 톨, 이 귀한 것  (0) 2015.10.21
소식지 534호 _ 힘겹게 자란 포도가 더 단 법이죠  (0) 2015.10.13
소식지 532호  (0) 2015.10.12
소식지 530호  (0) 2015.07.08
소식지 528호  (0) 2015.05.26
소식지 526호  (0) 2015.04.27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자연 안에서 쉼표를 그리다

모둠꼬치구이

주말 캠핑을 앞두고 가족회의를 엽니다. 함께 살지만,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우리. 12일만큼은 텔 레비전이나 스마트폰 없이 온전히 자연 속에 머물며 서로를 향해 마음을 들이기로 합니다. 캠핑 분위기를 돋워 주 는 꼬치구이를 위해 서로 좋아하는 재료를 서너 가지씩 선택하고, 캠핑 전날 함께 한살림 매장에 들러 장을 봅니다. 구우면 뭐든지 맛있어지는 신비한 마법. 밖에서 먹으면 뭐든지 맛있는 불변의 법칙. 그것을 믿으면 모두가 만족하는 캠핑의 저녁 식사가 완성됩니다. 준비하는 과정도, 돌아와서의 짐 정리도 뭐든지 함께. 투닥거릴 때도 있지만, 그곳에서 행복할 우리를 떠올리 면 마음은 쉬이 누그러집니다. 모두가 즐겁게, 자연에서 누리되 해가 되지 않는 것. 우리에게는 여전히 서로가 있음을 몸과 마음으 로 느끼며 비로소 충만함으로 가득 찹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새 힘이 가족에게 있음을 다시 확인합니다


모둠꼬치구이 이렇게 만드세요!

재료

꼬마소시지, 자연산대하, 돼지삼겹살, 백미가래떡, 중파, 꽈리고추, 방울토마토, 호박, 가지, 양파, 마늘, 슬라이스햄, 아스파 라거스, 팽이버섯, 새송이, 양송이, 소금, 후 추, 현미유

 

방법

가래떡과 채소는 3~cm 길이로 썰어 소금, 후추, 현미유를 뿌려 재운다.

꼬마소시지, 자연산대하, 돼지삼겹살도 소 금, 후추, 현미유를 뿌려 재운다.

슬라이스햄을 반으로 썰어 팽이버섯, 꽈리고추, 아스파 라거스 등을 넣고 돌돌 만다.

꼬치에 여러 가지 재료들을 골고루 꽂는다.

그릴에 불을 피워 숯이 완전히 점화되면 꼬치를 얹어 굽는다.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첫마음 첫사랑 첫수박"

김병억·강소희 청주연합회 들녘공동체 생산자 부부

첫사랑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우리 모두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설레는 순간순간이지만 방법을 몰라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 대상을 사물이나 일로 바꿔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첫사랑을 달콤하게 키워낸 이가 있다.


잘 익은 수박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어요~


올해 처음으로 유기농 수박 농사를 시작한 김병억·강소희 생산자 부부. 수박과 첫사랑에 빠졌다. 첫사랑은 농사 경력 30년의 농부를 좌불안석으로 만들었다. 걱정되는 마음으로 숙성시킨 볏짚 퇴비를 주고 배수가 잘 되기를 바라며 밭을 10번이나 갈았다.


앙증 맞고 노오란 수박꽃. 

울창한 수박 넝쿨을 뒤적거려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곁순 따기 작업은 보물찾기처럼 두근거렸다. 밤 기온이 낮으면 부직포를 덮어주고 낮에는 신나는 음악을 틀어줬다. 극심한 가뭄에 맘고생이 컸지만 다행히 지하수는 마르지 않았다.


시원한 계곡 위에 수박 동동~ 블루베리 둥둥~ 

수확하는 날, 10kg까지 잴 수 있는 저울에 수박을 올리니 중량초과 오류가 난다. 첫사랑은 큼직한 수박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살림은 순수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 이야기 했던 부부가 수박을 들고 웃는다. 뺨에 핀 홍조가 달콤한 수박 속살을 닮았다.



글·사진 문재형 편집부






'생산지에서 온 소식 > 한살림하는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식지 534호 _ 힘겹게 자란 포도가 더 단 법이죠  (0) 2015.10.13
소식지 532호  (0) 2015.10.12
소식지 530호  (0) 2015.07.08
소식지 528호  (0) 2015.05.26
소식지 526호  (0) 2015.04.27
소식지 524호  (0) 2015.03.31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무르익은 계절의 맛이 담뿍

토마토저수분카레

“엄마, 토마토가 수줍은가 봐.” 너의 마음만큼 찬란하게 빛나는 여름을 머금은 새빨간 완숙토마토. 한 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햇빛이 고인다. 이런 토마토를 맛보여 줄 수 있어 정말 다행이야. 오늘은 이 토마토를 듬뿍 넣어 네가 좋아하는 카레를 끓여줄게. 꼭꼭 씹을 때마다 각자의 맛을 온전히 느끼라고 감자, 당근, 양파, 토마토는 큼직큼직하게. 채소 하나하나에 담긴 영양이 너의 몸속에 쏙쏙 스며들기를 기도하며 뭉근히 오래 끓인 엄마표 토마토저수분카레. “엄마 카레가 최고 맛있어!” 작은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며 오물오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너의 두 뺨을 보고 있자면 나의 어깨는 저절로 올라가고 마음은 충만하다. 아이야, 그래. 너에게 주고 싶은 것은 언제나 그것이란다. 너 의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살찌울 계절이 담뿍 담긴 자연 그대로의 맛. 우리 여름을 맛있게 맛보자꾸나. 

글 정미희 편집부


재료

완숙토마토 2~3개, 양파 1개, 브로컬리 1개, 당근 1개, 감자 2~3개, 등심(카레용) 300g, 카레(순한맛, 매운맛)

방법 

❶ 토마토, 감자, 당근은 2cm 크기의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브로컬리, 양파도 비슷한 크기로 썬다. 

❷ 두꺼운 냄비에 수분이 많은 것이 아래 쪽에 놓이도록 토마토, 양파, 브로컬리, 감자, 당근, 돼지고기 순으로 담고 뚜껑을 닫아 약불에서 천천히 끓인다. 

❸ 순한맛, 매운맛 두 종류의 카레를 기호에 맞게 섞은 뒤 물을 조금 넣어 갠다. 

❹ 2를 20분 정도 끓이다가 감자가 익어갈 때쯤 3을 넣고 저어가며 끓인다.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PDF로 보기2015. 7. 2. 09:27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

>PDF로 보기2015. 6. 30. 16:29



Posted by 박제선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