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1. 9. 29. 11:05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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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영화 한살림경남 조합원


시어머니도 친정엄마도 “어머니, 이거 참 맛있어요. 어떻게 해요?” 하면 “그거, 그냥 하면 된다. 싱거우면 소금치고, 짜면 물 부면 된다.”, “나 들면 다 한다.”……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으로 저를 격려해준다. 지난 9월 1일부터 22일까지 한살림경남에서 진행한 ‘김애자 생산자와 함께 하는 1기 전통발효음식교실’에 참여한 나는 나만의 장독을 만들 수 있을까?

 

“내는 성질이 뭐 같아서 미신도 안 믿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하지 말라는 것은 장에 다해봤어요. 근데, 어른들 말대로 안 되더라니까.” 하셨다. 지리산 한방골 오덕원 대표이자 전통음식연구가인 김애자 생산자는 전통발효음식교실을 위해 장독 속 메주자루를 그대로 들고 왔다. 광목자루 속에서는 메주가 된장이 되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손으로 막 문대지 말고, 요래 요래 살살 쪼개야 합니다.” 된장을 쪼개다 보니, 웬 처녀머리카락같은 실들이 기다랗다 나왔다. “여~보세요, 이게 바로 균입니다. 이거 냄새 맡아보세요. 여기서 된장의 좋은 냄새가 납니다.” 미생물 발효 효소의 이해가 없는 우리는 신기하기만 했다. 어느 참가자의 친정엄마는 “정말, 그게 좋은 거라고? 나는 상했다고 더러버졌다고 다 내삐는데... 그게 맞는 기라. 아이고~!” 하셨단다.

 

얼마 전 전국적으로 정전사태가 있었다. 제일 먼저 냉장고가 걱정이었다. 발효를 모르고 살기 때문에 전기가 없으면 당장에 먹을 게 없다. 그런데 미생물과 발효는 사계절 우리의 밥상을 오르내려야 되는 살아있는 음식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다.

 

장류는 일 년에 딱 한번, 6월~8월에 발효가 된단다. 그래서 예부터 어머니들은 일 년 내내 식구들 먹거리 챙기느라 그토록 바쁘셨나 보다. 햇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장을 담그고, 조선간장으로 젓갈 만들고, 고추장 만들고, 김치 담고, 조청, 장아찌로 만들고 있는 우리의 모든 먹거리는 발효의 산물이었다.

 

오늘아침 우리집 밥상을 본다. 발효미생물이 있는 반찬을 찾아볼라치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래갖고 무슨 애미라고... 얼굴에 십만 원 짜리 선크림 바르지 말고, 보이지 않는 오장육부에 내장에 돈을 써야 합니다. 제발 스스로 만들어 먹으라고 내가 이렇게 강의하는 거예요. 해보고 안되면, 전화해도 되고 찾아와도 되요. 밤에도, 낮에도 물어보면 다 가르쳐줄테니 꼭 만들어 먹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마음이 바빠요.”라는 말에 더욱 가슴이 저렸다. 돈이 암만 많아도 살 수 없는 날이 올 것만 같다. 겉포장만, 냄새만 된장이지 죽어있는 된장은 음식이 아닌 것이다. 살아있는 장들을 만들며, 내게도 용기가 생긴다. 내년에는 균들이 사는 장독풍경을 상상한다.

 

김애자 생산자의 매실·오미자·수세미·복분자 엑기스에는 잼도 같이 있었다. 발효가 잘 되면 설탕꽃이 피어난단다. 우리는 그 발효의 달콤함을 빵에 발라먹었다. 재료 각자의 수분상태에 따라 설탕의 필요량이 다른 것도 처음 알았고 법제과정도 배웠다. 모두들 그 건강한 맛을 경험하면서 이번부터는 진짜 엑기스를 담아 설탕꽃을 피우기로 했다. 만들며 맛보며, 내 입맛은 어린 날의 엄마를 찾는 듯 했다. 선생님의 짠맛은 엄마의 젖가슴같이 푸근했다. 선생님의 단맛은 엄마의 웃음처럼 부드러웠다. 선생님의 매운맛은 엄마의 따뜻한 손이었다. 이 모든 게 발효의 생명력일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맛의 가짓수는 어머니 수와 같다.’라고 했던가. 김애자 생산자의 이야기와 손끝의 분주함은 세상 모든 엄마들이 자신들만의 장맛을 찾아가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손짓이었고, 이에 따르는 발효강의 수강자들이 실천을 하고 있었다.

 

강의를 듣는 우리들을 위해 정성스런 점심밥상이 고스란히 차려졌다. 더운 여름날의 김치는 보송보송했고, 물김치는 갈증을 씻어주었다. 쌈장만으로도 진수성찬을 먹은 듯 즐거웠다. 물 한 방울, 소금 한 톨 들어가지 않은 고추장으로 만든 떡볶이가 우리를 여고시절 수다쟁이로 변신시켜 주었다. 식혜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단맛으로 그 진짜 맛을 보여 주었다. 음식으로 병을 다스려야 한다는 옛 말 그대로 보약 같은 밥상을 마주하였다. “남편들 사랑하고 좋은 음식으로 아침밥 잘 챙겨주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만들어 가라”는 김애자 생산자의 말 속에서 친정엄마의 숨결을 느꼈다. “김애자 생산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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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성남용인 국산사료 한우 입식운동


 글 윤명옥 한살림성남용인 농산물위원장


한살림성남용인에서는 제주 한울생산공동체와 함께하는 국산사료 한우 입식운동인 ‘조합원 출자로 희망의 암송아지 함께 키워요’를 전개하고 있다. 성남용인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모아 제주 한울공동체에 암송아지를 입식하고, 생산자들이 청정 제주지역에서 생산된 국산사료로 정성껏 키우게 되는 것이다.

 

이 운동은 시중의 관행적인 축산에서 값이 싸다는 이유로 먹이고 있는 수입곡물사료가 일으키는 환경파괴, 식량자급률 저하, 밀집 사육하는 공장형 축산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모색되었다.

 

전통적인 순환농업을 되살려 가축을 키우고, 그 가축의 배설물을 퇴비로 만들어 땅심을 살리면 병충해 피해가 적은 건강한 농작물을 키울 수 있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며, 땅도 살릴 수 있다. 제주 한울공동체는 2007년부터 사료자급형 경축순환농업耕畜循環農業을 실천하기 위해 보리 등 잡곡을 재배하고, 한우입식을 시작한 곳이어서 더욱 믿음이 가고 기대가 된다.

 

조합원들은 1계좌에 10만원씩 출자할 수 있다. 송아지 한 마리의 입식금은 실제 송아지 구입금, 만약 송아지가 폐사하거나 숫송아지를 출산할 경우 등을 감안해 마리당 350만원으로 책정하였다. 한살림성남용인은 우선 10월 15일까지 3천500만원을 모아 생산지에 암송아지 10마리를 입식할 계획이다. 암송아지는 60개월 뒤에 도축하게 되는데 그동안 세 마리의 송아지를 낳게 되고 이는 생산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참여한 조합원들은 출자금에 매년 5%의 이자를 반영하여 해당 금액만큼 명절에 한우모듬선물세트로 돌려받게 된다.

 

조합원들은 송아지를 사서 생산지에 주는 것이 지역농업 살림을 위한 운동임을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출자 후 한참을 기다려야 고기로 돌려받는 것에 대해 망설이는 조합원들도 있지만, 많은 조합원들이 한살림에서 좋은 일을 한다고 격려하며 참여하고 있다.

 

또한 다른 지역의 조합원들도 함께 할 수 있는지 문의가 오기도 한다. 이번 송아지입식운동은 우선 10마리의 송아지를 제주한울공동체에 보내는 것이 목표인데,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인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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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옻칠 숨결을 불어넣어 만든 생활용품
한살림 옻칠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정선공방
정리 편집부



물이 자주 닿으면 상하기 쉽고, 벌레가 먹기도 쉬운 나무. 하
지만 그 나무를 잘 손질하고 여러 번에 걸쳐 옻칠을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가볍고 쓰임이 많은 실용적인 그릇과 도구가 된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씻을 때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은은한 빛깔과 나무의 결이 살아있는 옻칠그릇은 자연을 닮았다.

한살림의 여러 조합원들이 사랑하는 옻칠생활용품은 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장 이형만 선생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은 가족들이 운영하는 원주의 정선공방에서 만들고 있다.

이형만 선생은 중학교 시절, 나전칠기로 유명한 고향 통영의 기술원양성소(오늘날의 공예학교에 해당)에 입학하여 스승 김봉룡 선생을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나전칠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옻생산지로 유명한 원주에 스승이 공방을 열게 되자 이형만 선생도 원주로 오게 되었고, 이곳에서 장일순 선생과의 인연도 시작된다. 장일순 선생의 수묵화를 복사해 나전으로 만든 것을 인사동에 전시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이 사회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것이 무명이나 다름없던 이형만 선생의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였다. 기술적 스승이 김봉룡 선생이라면 평생의 정신적 스승은 장일순 선생으로, 이형만 선생이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고 장일순 선생을 뵈러 갔을 때 ‘나서지 마라. 나서면 꺾인다’라고 하신 그 말씀을 평생 기억하며 절제하는 마음을 가져왔다고 한다.                   

한살림의 옻칠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정선공방의 문정선, 이미숙 두 생산자도 여러 공예대전에서 수상을 하며 솜씨를 인정받은 실력파이다. 문정선씨는 이형만 선생의 부인, 이미숙씨는 여동생으로 오랜 기간, 장인정신을 오롯이 담은 작품 활동에만 몰두하는 선생의 작업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곁에서 익혀온 기술로 옻칠생활용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옻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으며, 틈틈이 만든 작품을 공모전에 내놓았는데 여러 번의 수상을 했던 것이다.

정선공방에서 사용하는 원주옻이 생산되는 원주지역은

질 좋은 수액을 가진 옻나무가 자라기에 딱 알맞다고 한다. 그래서 원주에서 생산되는 옻은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며 원주가 옻칠로 유명해지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주 옻은 워낙 생산량이 적고 값이 비싸 어쩔 수 없이 원주옻과 질이 좋은 중국산 옻을 까다롭게 골라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어렵게 얻은 귀한 옻이라도 장인의 손길을 만나야만 옻칠생활용품으로 만들어진다. 나무로 만들 형태를 미리 깍아 놓은 ‘백골’에 정제된 옻을 칠하고 말리고 사포로 다듬고 다시 칠하고 다듬는 수 십, 수 백 번의 손길, 오랜 기다림을 거쳐야만 비로소 완성되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면 우리는 제대로 된 값어치를 치르고 옻칠의 아름다움과 쓸모를 누리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원주에서 옻을 채취하는 기능인도 이제 몇 사람 없다고 한다. 어렵게 채취한 옻으로 쓸모 있는 도구를 만드는 장인도 마찬가지. 자연에서 온 재료에 수십 번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야만 탄생하는 귀한 옻칠제품. 생활에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우리의 전통문화 옻칠을 지켜내기 위해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생활공간에 하나 둘 옻칠제품을 늘려가 보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겠다.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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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로 보기2011. 9. 28. 09:18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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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 어른들은 ‘님’이라는 말을 참 즐겨 쓰셨지요. 집안 식구들을 부를 때에 할머님, 할아버님, 어머님, 아버님은 물론이고 형님, 누님에 이르기 까지, 매일 얼굴 마주 보며 모든 일을 함께 나누는 친한 사이끼리도 ‘님’ 을 붙여 부르는데 익숙했습니다.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해님, 달님, 별님, 비님에 이르기 까지 자연만물에도 ‘님’ 을 붙여 부르곤 했습니다. 심지어 처음 보는 낯선 길손에게도 손님이라 부르며 높였는데요, 처음 들어 간 중학교 영어시간에 가장 놀라웠던 일 중의 하나가 존칭이 따로 없어 부모의 이름을 흔히 부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님’ 의 옛말은 ‘니마’ 라고 하는데 태양신을 가리키는 것이라지요. 우리 민족이 상대방을 부르는 끝말에 ‘님’ 을 붙인 것은 상대방을 태양신과 같이 높이 우러르는 공경의 마음을 갖고 있었던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같이 사람과 생명, 자연만물에 대한 경시가 널리 퍼져있는 세태를 보면 과연 그런 마음이 그때라고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상대방이 내 판단에 못마땅한 면이 있어도 나는 당신의 존재 자체를 받들어 모시고자한다는 스스로의 다짐과 의지의 표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당신의 외양이 어떻고, 가진 것이 무엇이든 나는 당신이 안에 모시고 있는 생명 그 자체를 인정하고 공경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붙이는 ‘님’ 이 요즘은 점점 사라지고 있지요.

 

그 대신 딱히 무어라 부르기 난처할 때 이름 뒤에 장식음처럼 붙이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배꼽인사와 함께 부르는 ‘~고객님’이 그렇고 아무에게나 붙여 부르는 사모님, 사장님, 선생님이 그렇습니다. ‘이제는 비님이 오신다’ 는 말은 여간해서는 듣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누가 옆에서 그런 말을 하면 마음이 아련해지면서 따뜻한 공기에 싸여 어린 시절로 훌쩍 시간이동을 한 것 같은 기쁨을 맛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하는 말은 우리 마음에서 나오고 때로는 행동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마음에 아름다운 생각이 가득하면 고운 말과 행동이 나오지요. 그래서 누군가는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꽃을 싼 종이에서는 꽃내음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자연을 포함한 누군가를 ‘~님’ 이라고 부르면서 온 마음으로 모시고 받들겠다는 생각을 함께 한다면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곳을 생명살림의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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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윤선주님은 도시살이가 농촌과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으로 초창기부터 한살림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한살림연합 이사로 일하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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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이 함께 짓는 한살림 쌀농사 
밥은 하늘입니다

한살림농부는 햇살과 바람, 풀벌레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 여름 볕을 견딘
농부의 고된 노동이 낱알을 영글게 한다. 자식 목에 밥 넘어가는 소리처럼 기꺼워하며 여름내 새벽마다 물꼬를 터 논물 소리를 들었다. 일일이 손으로 피를 뽑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잦은 비와 태풍, 부족한 일조량이 벼에게도 농부에게도 힘겨웠다. 그러나 구수한 햅쌀밥에 행복해 할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논에서 흘린 땀이 새삼 뿌듯하다. 생명이 담긴 한살림쌀은 그래서, 시장에서 흔히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상품’이 아니다. 생명이고 하늘이다.

 



논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연금술사 ‘쌀’

쌀은 사람과 자연을 두루 이롭게 한다. 한살림쌀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땅심과 유기물 등 자연의 힘으로 자란다. 논에 기대어 사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과 수서생물들의 몸짓과 호흡도 모두 자양분이 되었다. 한살림방식으로 벼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땅은 유기물을 더 많이 보듬게 되고 더더욱 기름진 땅이 된다. 이렇게 농사가 이어지는 한 토양유실을 막아낼 수 있다. 벼가 대기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616만5천7톤으로 다른 곡식에 비해 많게는 24배나 된다. 벼가 삼키는 양만큼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제거하자면 무려 4,178억 원이 든다. 수질을 정화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우리 논은 더욱 소중하다. 한살림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새삼 강조하기도 쑥스럽다. 전체 농업인구의 80%이상이 쌀을 경작하고, 논은 전체 경지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쌀 생산의 가치는 스물다섯 해 한살림의 역사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충북 음성의 몇몇 생산자들이 무농약쌀 농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은 640여 세대 이상의 한살림 농민들이 약 1,124만㎡ 생명이 살아있는 논에서 한살림쌀을 재배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가 이 갸륵한 쌀을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도 생태를 지키고 농업을 살리는 생명운동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몸에 좋은 밥, 더 맛있게 지을 수 있다! 

쌀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불리면 좋다. 만약 그 이상 불리면 물에 쌀의 영양성분이 빠져나가 밥맛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빠듯하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약간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담가 두었다 지으면 보다 부드러운 밥을 먹을 수 있다. 묵은 쌀을 씻어 불릴 때는 식초를 한두 방울 정도 떨어뜨린 물에 담갔다가 건지면 묵은 냄새가 사라진다. 입맛 돋우는 색다른 밥이 생각날 때는 다시마 두 조각을 함께 넣고 짓거나, 다시마를 끓여낸 물로 밥을 지어보자! 맛도 있고 잡내도 없어진다. 밥물에 소금 간을 약간 해두면 간간한 맛이 돌아 입맛이 없을 때 좋고, 현미유를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밥에 윤기가 돌아 먹음직스럽다.
밥물이 적당해야 밥이 더욱 맛이 있는데 햅쌀은 수분이 많아 밥물의 양을 조금 적게 넣는 것이 좋은데 일반 쌀밥물의 0.8 분량이 좋다. 묵은 쌀은 쌀 분량의 1.5배 정도 넣어야 밥이 되지 않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진다. 뜸은 밥이 끓고 난 다음 10~15분 동안이 적당한데 뜸을 오래 들이면 진밥이 된다. 혹시 밥이 설익게 되면 다 끓인 상태의 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여러 개 내고, 청주를 조금 뿌린 다음 다시 한 번 밥솥의 스위치를 켜거나 약한 불로 약 5분 정도 두면 맛이 한결 좋아진다. 밥의 탄 냄새를 없앨 때는 나무주걱이나 나무도시락 뚜껑 같은 것을 밥 위에 올려두고 그 위에 큰 숯덩이를 한두개 얹은 후 솥뚜껑을 닫아두면 탄 냄새가 가신다.

쌀의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가 장 속 환경을 개선시킨다

쌀겨는 정미할 때 나오는 쌀겨층이나 배아부 등을 가리킨다. 벼에서 왕겨만 벗겨낸 것이 현미, 쌀 겨층의 절반만 벗겨 쌀눈이 남아 있도록 도정한 쌀이 오분도미, 쌀겨층과 씨눈을 완전히 제거하여 배젖만 남은 것이 백미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백미보다 현미와 오분도미에 더 풍부하다. 특히 현미는 백미에 비해 식이섬유나 비타민 B군, 비타민 E군, 지방, 철분 등이 풍부하다. 비타민B1은 당질 대사를 촉진하고, 각기병을 예방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또한, 수용성과 불용성 식이섬유를 모두 가지고 있어 변비를 예방할 뿐 아니라 유해물질을 배출시키고 장 속 이로운 균을 증식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또 쌀눈과 쌀겨층에는 리놀산이 풍부하여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쌀겨의 쓰임새는 다양한데 천연화장품, 썩는 플라스틱, 비료, 식품저장제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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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소화가 잘 안될 때 먹는다는 새콤한 괭이밥

                                                            
                                                                     글|유지원․ 영동지역 생산자 자녀


                                                                                                                       세밀화 박혜영 편집부
 

다들 추석 잘 지내셨나요? 저는 서울에서 추석을 보내고 왔습니다. 가서 제사도 지냈고요. 하지만 추석음식을 너무 먹어 살이 포동포동하게 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살집이 좀 있었는데 더 쪄서 내려왔으니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어요.

 
요즘은 여러 경험을 쌓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서빙을 맡았는데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어요. 아는 사람들도 있고요.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집안일을 도울 수가 없는 게 좀 안타까워요.

 

얼마 전, 도라지밭에 가보니 풀이 많이 자라 있던데 아무래도 어머니 혼자 풀을 매셔야 할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도무지 시간이 나질 않으니 주말에 도와드려야지요. 평일 아침에는 일찍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기 때문에 나물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때는 아침과 주말 밖에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 도라지 밭에 가보니 괭이밥이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우리 도라지밭은 정말 나물의 천국인 듯 합니다. 갖가지 나물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도라지를 더 중요하게 놓고 볼 때는 잡초가 맞겠지요.

 

괭이밥은 하트모양으로 세 장의 잎이 한 줄기에 붙어 있습니다. 보기에도 귀엽게 생겼지요. 하지만 신맛이 정말 굉장합니다. 고양이는 소화가 안될 때 신 것이 먹고 싶은가 봐요. ‘괭이밥’이라는 이름이 그래서 붙은 것이라고 하니까요.

 

어째든 괭이밥을 따다가 집으로 가져와 손질한 뒤 고추장과 간장으로 초무침을 했습니다. 하지만 괭이밥 자체의 신맛이 너무 강해서 그만 실패한 나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저는 조금 먹다가 먹지 못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시지는 않다하며 드셨는데 그것을 어떻게 드시나 싶을 정도로 제 입에는 시었습니다. 아무래도 무치기 전에 미리 나물을 먹어보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새로운 양념을 개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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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속 깊은 눈으로 식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18살 소녀입니다. 유양우, 차재숙 영동지역 생산자의 자녀이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뜸을 뜨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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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살림서울 남서지부 어린이들이 표현한 쌀과 논에 대한 마음입니다.



우리 몸 안에 쌀의 유전자가 흐르기 때문인가


세상에서 가장 오랜 볍씨가 우리 땅에서 발견된 일이 전혀 의외롭지 않았다.
여름 내 비가 내렸지만 벼는 기어이 꽃 피우고 이삭 팬 채 익어가고 있다.
이 익숙한 기적에 기대어 모두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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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현숙 전북 정읍 한밝음공동체 생산자


몇 해 전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교수는 우리나라 곳곳에 콩농사가 안 된다고 걱정을 했다. 주로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해충피해가 심해 콩 수확이 줄었다는 얘기였다. 그랬다. 우리도 조금씩 심는 콩에 쭉정이와 벌레가 많아 통 농사짓는 재미가 적더니 작년에는 급기야 전국적으로 콩수확이 급감해 관행농 콩도 농협수매가가 kg당 6천원을 넘었고 그나마 곳곳에서 콩을 찾는 사람들이 다급하게 전화를 해댔다.

  양봉을 하는 우리 동네 아저씨는 평생 벌만 키워왔는데 우리가 이 동네 온 이래로 꿀로 벌이가 괜찮았다는 해를 별로 보지 못했다. 남쪽에서 벌과 함께 겨울을 보내고 아카시아를 따라 강원도까지 이동하면서 꿀을 따는데 언제부턴가 아카시아가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피다시피 해서 채밀기간이 짧아졌고, 열심히 관리를 해도 겨울이 지나고 나면 벌이 왕창 죽어 나가거나 세가 약해서 봄마다 큰돈을 들여 새로 벌을 사야만 했다. 그 무렵부터 쏟아지는 비도 한 몫을 했다. 2, 3년 전부터 나는 그분께 올해는 어때요? 라고 묻는 인사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벌들이 사라졌다. 해마다 봄이면 우리 집에도 여왕벌을 따라온 벌 무리가 몇 무더기씩 날아들곤 했는데 올해는 거짓말같이 벌을 볼 수가 없었다. 말벌이나 호박벌또는 벌 같지도 않는 몇 종류들이 날아다니기는 해도 토종벌과 양봉은 올 한해를 통 털어 얼마 전 딱 한 마리를 봤을 뿐이었다. 그 와중에도 벌을 데리고 전국을 누빈 이웃 아저씨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토종벌은 98% 정도가 죽었고 이는 거의 멸종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지구 곳곳의 폭우와 가뭄, 폭설, 지진, 허리케인, 폭염, 혹한 등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영화 ‘2012’를 보았고, 소설 〈더 로드The Road〉, 〈아포칼립스 2012〉와 〈대변혁〉, 마야력이 끝나는 2012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해놓은 책들을 읽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더 일어날 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과학과 종교, 환경, 기후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으로 진지하게 검토한 그 모든 예측과 결과들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어슴푸레 다가오는 한 가지 진실은 결국 그 모든 열쇠를 우리 인간이 쥐고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 자신과 지구의 다른 생명들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우리 자신과 지구의 모든 존재들의 운명에 대해 얼마만큼의 자비와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얼마만큼 그것을 책임지려 하는가, 모든 존재에 마음을 열고 자신의 영혼을 얼마만큼이나 확장시키고자 노력하는가.


  우리가 이 땅에 애정이 있다면 그렇게 강과 산과 땅을 마구 파헤치고 농약과 비료를 함부로 뿌려댈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먹는 밥과 마시는 물의 소중함을 알고 고마워한다면 그렇게 맛에 집착하면서 온갖 첨가물을 넣을 수도, 쓰레기통에 그렇게 많은 음식물을 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조금 더우면 에어컨을 켜야 하고 조금 추우면 난방을 해야 하는 우리가 어떻게 원전사고와 단전사고를 원망하기만 할 수 있을 것인가? 예측할 수 없는 이 재난의 시기에 우리는 삶의 근본과 마음가짐의 향방을 다시금 잘 살펴볼 수밖에. 그래서 올 가을 나의 화두는 쌀 한 톨, 물 한 방울이 온 우주임을,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가 다 사랑임을 뼈에 사무치도록느껴 보자는 것이다.     


      




글 정현숙
전북 정읍 한밝음공동체 생산자

전북 정읍에서 이범영 생산자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자립하는 삶을 꿈꾸고 실천하고 있다.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2003년도에 한살림전북을 창립했고, 2009년까지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귀농운동본부 공동대표, 자연건강산촌유학 대표를 맡고 있다.


Posted by 박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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