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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

논둑에 구멍을 내는 말썽꾸러기 드렁허리 논둑에 구멍을 내는 말썽꾸러기드렁허리글 김경희 충남 예산 자연농회 생산자 제가 사는 충청도에서는 ‘웅어’라고도 불리는데요. 논둑에 구멍을 내, 애써 가둬 둔 논물을 빠져나가게 만드는 말썽꾸러기입니다. 드렁허리라는 이름도 논둑을 헐어버린다고 해서 지어졌습니다.야행성이라 날이 어둑해지면 물속을 헤엄쳐 다니거나, 논둑에 구멍을 내고 숨어들어가 있다 곤충들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저는 못자리에서 모를 옮겨 심으려고 모판을 떼어낼 때 그 밑에 살고 있는 녀석들을 종종 보곤 했습니다.놀라운 건, 드렁허리는 모두 암컷으로 태어나고 다 커서 길이가 40cm 정도 되면 모두 수컷으로 성전환을 한다는 점입니다. 물고기는 부성애가 강한 편인데, 그에 따른 생존 전략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미꾸라지만큼 흔했는데 논에 화학농약을.. 더보기
풍년을 상징하는 풍년새우 풍년을 상징하는 풍년새우글 김경희 충남 예산 자연농회 생산자 이름에 ‘풍년’이 들어가 있어 이름만으로도 농부들에게 미소를 주는 풍년새우. 예부터 논에 풍년새우가 많이 보이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풍년새우는 유기물을 먹이로 해 풍년새우가 많은 논은 그만큼 영양분이 풍부한 논이라 볼 수 있습니다.모내기가 끝나고 날이 뜨거워지면 풍년새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크기가 20mm 채 안 될 정도로 작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예쁘게 생긴 것들이 바지런히 다니는데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녀석들이 헤엄치고 다닐 때 흙탕물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잡초 억제 효과도 있습니다. 풍년새우는 초록색이나 연한 갈색을 띠며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몸이 투명합니다.. 더보기
토박이 씨앗을 심는 일, 함께 꿈을 펼치는 일 토박이씨앗을심는 일,함께 꿈을펼치는 일어릴 적 이맘 때, 뉘엿뉘엿 해지는 저녁 무렵이 되면 집집마다 군불 때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고드름 사이로 보이는 처마 밑과 기둥에는 올망졸망 정성들여 매달아 놓은 씨앗들도 보였다. 씨앗을 사서 농사짓지 않았던 그때는 한 해 농사를 갈무리하고 제일 실한 놈을 골라 내년 농사에 쓸 씨오쟁이(씨앗을 담아 두는 짚으로 엮은 물건)를 만드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성인이 되어 도시생활을 하다 귀농을 하게 되었다. 농사를 짓는데, 어릴 적에 보고 경험한 것을 하는 건 당연했다. 봄이 오면 씨앗을 챙기고 모자란 것은 이웃에게 받고 남는 것은 나눴다. 지난해 씨앗이 자라던 모습을 떠올리며 여기저기 심고 거뒀다. 15년이 지나니 해마다 갈무리한 씨앗이 꽤나 많아졌다.이 토박이씨앗들은 .. 더보기
'한살림'은 계속 우리의 구명보트일 수 있을 것인가 글 최성각 온 세상에 텔레비전이 켜져 있다. 광고와 뉴스 외에도 엄청나게 자주 먹을거리 이야기, 건강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소문난 음식과 건강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세상에서 좋다는 것은 다 소개되고 있다. 요리사도 나오고 산나물에 미친 사람, 해조류에 미친 사람도 나오고, 마늘에, 콩에, 약초에, 참기름에, 식초에 미친 사람, 암에 걸렸는데 아직 안 죽은 사람들이 나온다. 병원에 있어야 할 의사들은 기다리고 있다가 전문가로서의 도장을 적시에 찍어 준다. 미안하지만, 한마디로 미친 사람들이다. 건강과 먹을거리에 대한 그들의 초조와 믿음과 각오는 천년만년 살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타오른다. 아무도 그 먹을거리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그것들이 자라는 대양과 산천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오염되어 있는.. 더보기
지구를 살리는 진짜 농부 글 김선미 에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 농부가 나온다. 그는 지구에서 농부의 삶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본래 자신의 직업이었던 우주비행사로 돌아간다. 지구에 남아 있는 최후의 작물은 옥수수였다. 호시탐탐 옥수수밭을 덮쳐오는 모래바람은 아이들의 숨구멍마저 틀어막고 있었다. 나는 스크린 속 광활한 옥수수밭의 녹색 물결을 보며 ‘저건 분명 GMO일 텐데’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불편해졌다. GMO 작물을 기르는 농부에게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영화는 딜런 토마스의 시 구절 “빛이 사라져가는 것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를 여러 번 반복해 읊어준다. 우리가 진짜 분노하고 저항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는 영화 속 옥수수밭을 보며 줄곧 딴생각을 했다. 옥수수는 GMO 농작물을 통해 식량을 장악하려는 자본의.. 더보기
밥은 우주의 젖, 이어가게 해야 글 이상국 한살림연합 상임대표 한살림 물품에 담긴 소망과 희망을 늘 생각하며 이용하고 있는가? 1986년 한살림이 문을 연 12월 4일을 맞아 스스로 물어봅니다. 28년 전 한살림 창립자인 고 박재일 회장은 를 발행하면서 “오늘의 세상은 너무나 많은 물건을 대량으로 만들고 써버립니다. 많고 높고 빠르면 좋고 편리하면 더욱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좋은 듯 보이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안심하고 믿고 도우며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하고 있는지요? 정말, 안심하고 건강한 식품을 구해 먹을 수가 없을까요? 땅과 사람, 물건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갈라지고 못 믿는 사이가 되는 삶이 살림의 삶일까요, 죽임의 삶일까요? 또한 농산물 값이 내려가면 농민은 울고 소비자는 좋아하고, 농산물 값이 올라.. 더보기
알고 먹을 권리와 올바른 선택을 위한 GMO완전표시제 글 조승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교수, KMCN 집행위원장 거대한 우주 질서의 하나인 절기의 변화에 삶의 뿌리를 튼실히 박고 그 변화에 반응하여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절기의 변화와 자연의 질서를 잊고 사는 우리는 이제 우주에 뿌리박은 우리 몸과 함께 먹을거리마저 잃어 가고 있다.『다윈의 대답2 : 왜 인간은 농부가 되었는가?』의 저자인 진화생물학자 콜린 텃지는 인류를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준 농업이 역설적이게도 우리 인간을 어쩌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고약한 악순환’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인위적인 유전자 조작기술에 의해 자연생태계에서는 절대 생겨날 수 없는 새로운 성질이 부여된 유전자조작생물(이하 GMO)에 의한 역습이 그 대표적이다.지난 9월 29일부.. 더보기
한살림은 사업이라기보다 운동이다 글 우미숙 한살림성남용인 이사장, 한살림연합 공동대표한살림이 큰 상을 받았다. 지난 9월 19일 독일 레가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에서 주최하는 ‘하나의 세계상(One World Award, 이하 ’국제유기농업상‘)의 대상격인 금상을 받은 것이다.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받았으니 물론 자랑스럽다. 그러나 한살림은 남에게 인정받고 상을 받기 위해 무엇을 억지스럽게 해오지는 않았다. 한살림은 일관되게, 생명의 원리에 따라 농업과 밥상을 살리고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사는 길을 향해 뜻을 세우고 원칙을 지켜왔다. 한살림의 이러한 참되고 바른 마음을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에서 이해하고 인정해준 것이다.시상식에서 레나테 퀴나스트(Renate Kunast) 전(前) 독일 연방식품농업소비자 보호부 장관.. 더보기
쌀 시장 전면 개방, 생명밥상 주권을 위협한다 글 조완형 한살림연합 전무이사 정부의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전면 개방 선언으로 국민들은 ‘안녕들 하지’ 못하다. 쌀은 이 땅의 역사와 함께해 온 오래된 제터먹이이며 우리 생명밥상 주권의 상징인데, 정부는 일방적으로 개방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동안 양곡관리법으로 쌀 수입을 금지해왔지만, 지난 7월 18일 정부 발표대로라면 앞으로 누구나 관세만 내면 쌀을 수입할 수 있게 된다.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지난 20년 간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신 의무적으로 일정량의 쌀을 수입해왔다. 정부는 2013년 쌀 의무수입량이 국내 소비량의 9%에 달하는 40만9천 톤까지 늘어난 점을 들어 쌀을 전면 개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높은 관세를 매기면 추가 수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 더보기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해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