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괴산

소식지 540호 _ 콩 한 줌에, 온기 한 숟가락 콩 한 줌에, 온기 한 숟가락윤희창 권오화 괴산 칠성유기농공동체 생산자 부부11월 11일, 또 한차례 늦가을 비가 지나갔다. 윤희창, 권오화 생산자 부부는 며칠째 검은콩 수확에 한창이다. 남편이 앞서 걸어가며 콩을 베면, 아내가 그 뒤를 따라 콩대들을 싹싹 그러모아 가지런히 쌓는다. 호흡이 척척 맞는다. 스물한 살, 스물세 살 나이에 결혼해 아들 셋을 낳아 기르면서 농사가 곧 삶이 돼버린 부부의 일상은 언제나 밭에 머물렀다. 이렇다 할 요령 없이 종일 허리 숙여 씨를 심고, 풀을 뽑고, 새를 쫓다가 알곡을 거두는 친환경 잡곡 농사는 때론 슬픔이고 때론 기쁨이었다. 부부는 어린 시절 햇찹쌀과 수수로 만든 수수부꾸미와 쌀 밑에 검은콩을 깔고 짓던 밥 한 공기의 따뜻한 기억이 생생하다. 권오화 생산자는 지난겨.. 더보기
소식지 506호 농사경력 65년,흙속에서 감자처럼 굵어진 농심박무열 충북 괴산 감물흙사랑공동체 생산자올해 일흔네 살인 박무열 생산자. 농사 경력이 65년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아홉 살 때부터 감자 농사를 지었다.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농사짓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생명농업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제초제를 뿌리면 일시적으로 잡초가 잡히지만 이내 힘이 더욱 센 잡초가 돋아나곤 했다. 더 수확하겠다고 살충제를 치다 보면 매년 더욱 강한 약을 뿌려야 한다는 것도 저절로 깨달았다. 가능하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농사를 짓던 중, 2000년 초반 한살림을 알게 되었다. 마음 속에 그런 생각들이 자라고 있었기에 한살림이 정한대로 유기농 농사짓는 일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지금 농사짓는 것처럼 여든 .. 더보기
<자연에서 온 이 귀한 것> 콩, 한반도에서 태어나 우리 몸과 역사가 되다 콩, 한반도에서 태어나 우리 몸과 역사가 되다 콩은 우리 민족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작물이다. 우리나라에서 된장, 간장, 두부, 콩나물을 빼놓고 매일의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 콩의 원산지는 남만주와 한반도 등 동북아시아 일대다. 수천 종에 달하는 야생콩들로부터 우리 민족의 농경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단백질 40%, 지방 18%, 섬유질 3.5%, 당분 7%. 흔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는데서 알 수 있듯 콩에는 영양분이 가득하다. 특히 단백질이 많아 먹을 게 귀하던 과거로부터 콩은 더 할 나위 없이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되어왔다. 신석기 시대에 토기가 발명되면서 숨 쉬는 그릇 안에서 콩은 발효가 되어 메주가 되고 된장과 뚝배기는 우리 민족의.. 더보기